비박 의원 35명 새누리 탈당키로…사상 첫 보수정당 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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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승우 류미나 기자 =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5명이 오는 27일 집단으로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무성 유승민 나경원 의원 등 비박계 의원 31명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해 이같이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심재철 박순자 홍일표 여상규 의원 등 4명도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다만 심재철 강석호 의원은 탈당 시기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신당의 가칭은 일단 ‘보수신당’으로 정했고, 창당준비위원장은 5선의 정병국, 4선의 주호영 의원이 맡았다. 탈당파 대부분은 이날 탈당계 작성까지 완료하며 대오를 다졌다.

이로써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우파 성향 정당의 분당(分黨)이 현실화됐다.

1995년 민주자유당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의원 9명과 함께 탈당해 만든 자유민주연합, 1997년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인제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신당 등이 있었지만, 집단 탈당한 의원들이 원내교섭단체(20명)를 만드는 진정한 의미의 분당은 새누리당과 그 전신의 역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30여 명의 비박계 의원들이 수도권 중심 중도보수 성향의 신당을 창당키로 함에 따라 정치권은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보수신당의 4당 체제로 구도가 급변하면서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헌법 개정 이후 4당 체제는 1988년 총선 결과로 처음 출현했다. 4당 체제는 지난 1990년 5월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을 통해 허물어졌다가 지난 1995년 정계은퇴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계 복귀와 함께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 민주당 소속 의원 60여명이 신당으로 적을 옮기면서 1년간 4당 체제(민자당-국민회의-자민련-민주당)를 경험했다.

이와 함께 보수신당이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국민의당, 그리고 민주당 내 비주류 세력과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공교롭게도 보수 성향 잠룡으로 분류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사실상의 대선출마 의사를 밝힘으로써, 이번 대선정국은 4당 체제와 반 총장의 대선 레이스 합류, 정계 개편, 개헌 등 여러가지 중대 변수가 뒤섞인 혼돈의 레이스가 될 전망이다.

비박계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오늘 우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면서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오늘까지 확인된 숫자는 35명”이라며 “오늘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분 중에서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원희룡 제주도 지사도 탈당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탈당 의사를 굳혔고, 권영진 대구시장도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비박계 탈당파는 뜻을 함께한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 등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만큼, 탈당 의사가 있는 비례대표 의원은 자신을 출당해줄 것을 당 지도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비박계 잠룡인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 개혁, 보수 혁명을 통한 정치 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국민이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우리 자식들한테도 떳떳할 수 있는 보수를 새로 시작하도록 밖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는 헌법 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을 실망하게 했다”고 사과했다.

주류 친박(친박근혜)계는 비박계의 집단 탈당 결정을 ‘배신의 정치’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원장을 특정인으로 하는 게 안된다고 당의 분열을 염려하는 당원의 기대를 저버리고 탈당까지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조원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탈당 의원 대부분은 3선 이상으로 당에서 호가호위하던 사람들”이라며 “새누리당 지지 세력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이장우 의원은 “같은 당에 있으면 혼란만 계속 부추기기 때문에 나가서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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