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는 인권”…뉴욕·시드니 등 ‘공짜 생리대’·면세 확산

0
350

매장의 여성용품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드니·서울=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김정은 기자 = 여성들에게 생리대와 탐폰(체내삽입형 생리대) 등 생리용품을 무료로 또는 값싸게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등 국제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미 뉴욕주지사는 21일(현지시간) 탐폰을 비롯한 여성 위생용품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탐폰과 생리대, 팬티 라이너에 부과되는 4%의 소비세와 5% 정도의 지방세가 면제된다. 이번 조치는 3개월 이내에 발효된다.

앞서 지난 5월 뉴욕주의회는 생리용품에 대한 세금, 이른바 ‘탐폰세(tampon tax)’를 면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같은 조치는 공화, 민주 양당의 여성 의원들이 콘돔과 붕대를 비롯한 개인용품은 이미 소비세가 면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위생용품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성차별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추진됐다.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이번 법안에 서명하면서 이는 “사회적, 경제적 정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뉴욕주에 앞서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펜실베이니아와 캐나다는 이미 여성 위생용품에 대한 세금을 폐지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위 ‘월경 정의’의 지지자들은 생리용품이 저소득층 여성과 어린 소녀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이라고 강조한다. 이로 인해 생리 중 위생용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건강은 물론 심리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주 동남부 더체스 카운티의 수 세리노 상원의원은 “우리는 현실과 동떨어진 세법을 개혁하는 데 있어 기념비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이날은 한참 전에 왔어야 했다”고 말했다.

여성 하원의원 린다 로즌솔은 여성 위생용품에 대한 소비세는 여성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거의 없었던 수십 년 전 처음 부과된 “역진세”라며, 해당 세금의 면제로 “모든 여성에게 매달 지워지는 추가적인 세금 부담을 덜게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뉴욕주에 거주하는 가임기 여성 1천만 명이 연간 1천만 달러(약 113억4천만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AP통신은 추산했다.

이에 앞서 뉴욕시에서는 시의회가 지난달 모든 공립학교와 교도소, 노숙자 쉼터에서 여성 위생용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데 이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이달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뉴욕시는 미국 최초로 생리대가 사실상 무료인 도시가 됐다.

뉴욕 시의회는 여성 위생용품은 여성 건강을 위한 필수품이기 때문에 누구든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의 경우 많은 곳이 지금도 양호실에서 학생들에게 무료로 생리대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말하기 부끄럽거나 시간적 제약 때문에 이러한 방식을 싫어한다. 이에 따라 화장실에 자판기를 설치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스콘신 주에서도 학교를 포함해 주내 모든 공공건물 내 화장실에서 여성 위생용품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호주 시드니 시의회 역시 여성 위생용품을 시의 공공시설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발의안에 대해 오는 25일 표결할 예정이라고 호주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이 발의안은 노숙 여성뿐만 아니라 시 산하 건물들과 스포츠 시설, 도서관 등에서 여성 위생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주에서는 개별적으로 노숙 여성이나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여성용품을 제공하는 봉사활동이 펼쳐진 바 있으나, 시 차원에서 공식 절차를 통해 이런 사업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이 안건을 제출한 남성의원 에드워드 만들라는 “시 당국은 재정이 두둑해 마치 내일은 없다는 듯 돈을 쓰고 있다”며 “위생용품 무료 제공은 큰 비용이 들지 않으며, 호주 기업이나 조직들이 뒤따르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허핑턴포스트 호주판에 말했다.

만들라 의원은 이어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고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빈곤을 겪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집에 3명의 여성이 있다며 이들 위생용품은 여성들이 있는 집에서는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일상생활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현재 하루 약 4만6천 명의 호주 여성이 저마다의 사정으로 집을 나와 자게 되면서 위생용품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만들라 의원은 호주가 미국의 몇몇 도시에서 도입한 것들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시드니 시장을 포함해 의회 의원 다수가 여성인 만큼 자신의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했다.

 

회신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