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 터키 어떻게 변할까…사법처리 속도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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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밤 앙카라 시민들이 대형 스트린에 비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고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의 국가비상사태는 쿠데타 가담·연계 세력 ‘정화’를 선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일 국가비상사태 선포 후 연설에서 “민주주의의 위협을 가장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제거하는 데 (국가비상사태 선포) 목적이 있다”고 말한 데서 앞으로 3개월간 터키 사회의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다.

터키당국은 지금까지 1만명 가량을 구금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20일 알자지라 인터뷰대로라면 앞으로도 당분간 대량 구금 사태가 이어질 전망이

판사와 검사 약 2천800명이 해임된 상황에서 쿠데타 가담·연루 혐의자들에게 정상적인 사법절차를 밟으려면 장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당국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쿠데타 가담자와 그 배후를 신속하게 단죄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특별권한이 부여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터키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주재하는 내각회의는 법률에 해당하는 효력을 갖는 국가비상사태 명령(칙령)을 시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쿠데타 가담 용의자와,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지지자 등은 국가비상사태 명령에 따라 마련된 약식 기소·재판절차를 적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터키정부는 쿠데타 가담자와 귈렌세력 사법처리를 제외하고는, 이번 조처가 경제와 일반대중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메흐멧 심셰크 부총리는 21일 소셜미디어에 “일반인과 경제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시장경제를 따른다”고 밝혔다.

우리 공관의 한 관계자는 “국가비상사태 선포목적이 쿠데타 연계세력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데 있다면, 경제와 사회의 다른 면에서는 변화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나라 전체가 대량 해고·구금, 사법처리 속도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행정, 치안, 경제 등 사회 전반의 기능이 취약해질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군 장성 3분의 1이 기소 또는 구금되고 경찰 8천명이 직위해제됐기 때문에 군경조직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자연히 대테러기능 등이 취약해질 우려가 제기된다.

공직자 대량 직위해제로 각종 행정절차와 허가에 과거보다 훨씬 더 오랜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국가비상사태를 사형제 부활에 활용한다면 큰 반발과 혼란도 예상된다.

다만 사형제 부활은 개헌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비상사태만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한편 터키 교민과 주재기업들은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안전과 생업, 기업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터키한인회는 신분증과 거주허가를 지참하고 다니고 비상연락망을 구축하라고 공지했다.

주이스탄불 총영사관은 21일 이스탄불 중심가 호텔에서 교민·기업 단체를 불러 안전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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