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테러에 계속 노출돼온 프랑스가 이번에는 전자발찌를 차고 사법당국의 관리를 받던 10대 청년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분노와 비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을 활용한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조직적 테러뿐 아니라 시리아행을 시도했다가 두 차례 체포될 만큼 ‘아마추어’인 19세의 범행까지 손쉽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프랑스인들의 충격은 더욱 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신부를 살해한 범인 2명 중 하나인 아델 케르미슈(19)는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가담하려 한 혐의로 두 차례 체포돼 전자발찌를 차고 국가안보·테러 관련 요주의 인물 등급인 S등급으로 관리되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뭘 했느냐”는 비난이 당장 불거졌다.

오트노르망디 무슬림협의회 회장인 모하메드 카라빌라는 “어떻게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테러를 저지를 수 있느냐”며 “경찰은 어디에 있느냐”고 되물었다.

작년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직후 하나로 뭉쳐 테러에 맞서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프랑스에서는 마냥빌 경찰관 부부 살해, 니스 트럭 돌진까지 테러가 계속되자 정부가 무능하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니스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한 마뉘엘 발스 총리는 군중으로부터 “살인자”라는 야유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당국의 관리를 받던 10대 청년이 전자발찌가 오전 시간대에 비활성화한 틈을 타 공범 1명과 함께 흉기와 가짜 폭발장치만으로 범행에 ‘성공’하자 테러를 막을 수 있는 답은 사실상 없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와 무기력감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에는 현재 케르미슈와 같은 S등급 관리대상이 약 2만명이며, 이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와 관련된 사람이 1만500명에 달한다.

라파엘로 판투치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국제안보연구 국장은 “(성당 테러처럼) 아무도 모를 한적한 마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온 나라에 걸쳐 얼마만큼의 경찰력이 필요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보안당국은 이미 오랫동안 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왔다”며 “그런 강도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지치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AP=연합뉴스]

실제로 프랑스인들은 잇단 대형 테러에 비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BVA의 최근 조사에서 프랑스인 78%는 “어떤 대처를 하더라도 테러를 완벽하게 막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세 난민이 독일에서 저지른 도끼 만행에 이어 이번 프랑스 성당 테러까지 유럽에 대해 IS가 벌이는 ‘전쟁’이 위험한 새 장(章)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파리·브뤼셀 테러가 시리아에서 훈련받고 유럽으로 돌아간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공범을 모아 조직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한 범행이었다면 아마추어 10대들이 저지른 최근 범행들은 누구라도, 어디서든 테러리스트로 돌변해 테러를 저지를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들이라는 것이다.

IS는 “누구라도 서방의 적들을 공격한다면 IS 전사”라는 식으로 ‘적지’ 한복판에 살고 있는 외톨이들에게 테러에 나서도록 부추기면서 경쟁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넘어선 현지화·국제화 전략을 펼쳤고, 이를 적중시켜 쉽게 뜻을 이루고 있다.

IS는 이런 상황을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유럽 점령에 빗대며 ‘자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테러 전문가인 마이클 스미스 2세는 성당 테러 이후 IS와 연계된 ‘나시르’ 텔레그램 채널에 “히틀러가 프랑스를 장악하는 데 10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북쪽부터 남쪽까지 장악하는 데 1시간이 걸렸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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