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림돌을 징검돌로’…힐러리, 마침내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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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美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심인성 강영두 김세진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26일(이하 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이 공식 지명됐지만, 전당대회장에서 대선후보로서 힐러리라는 이름이 환호성과 함께 울려 퍼지기까지 클린턴이 걸어온 길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기성 정치인의 이미지라는 수렁에서 허우적대야 했고 불신 이미지라는 장벽은 여전히 넘지 못하고 있으며, 당내 경선 과정에서는 마지막까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의 끈질긴 추격을 힘겹게 뿌리쳐야 했다.

지난해 4월 대권 도전을 선언한 클린턴은 “평범한 미국인들의 챔피언(대변자)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최초의 미국 주요정당 여성 대선후보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비행기 대신 밴 차량을 이용하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식당에서 줄을 서서 음식을 사 먹는 등의 행보를 보였으며, 당시 이용했던 차량에는 ‘스쿠비’라는 애칭도 붙었다.

그렇지만 클린턴은 출마선언 직후부터 고액강연료와 뇌물성 후원금 논란에 휘말렸고, 국무장관 재직 때 발생한 벵가지 사건과 이메일 스캔들은 경선 기간 내내 클린턴의 발목을 잡았다.

벵가지 사건은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을 무장세력이 기습공격해 주리비아 미국대사 등이 목숨을 잃은 일을, 이메일 스캔들은 국무장관으로서 기밀문서 등 공문서를 국무부 이메일이 아닌 사설 이메일로 주고받은 일을 각각 가리킨다.

국무장관 재직 때의 힐러리 클린턴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클린턴과 같은 지난해 4월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버니 샌더스는 지난해 6월을 전후해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하면서 클린턴을 좌불안석으로 몰아넣었다.

불특정 다수의 소액 기부, 나이와 무관한 참신성을 무기로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샌더스는 경선 초기인 지난 2월 아이오와 주에서 클린턴에 0.2%포인트 차이로 따라붙고 뉴햄프셔 주에서는 여유 있게 클린턴을 앞서면서 미국 안팎의 많은 이들로부터 주목받았다.

심지어 지난 1월에는 클린턴의 건강 이상설까지 나돌았다.

이런 도전들을 극복하기 위해 클린턴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한 무역협정에 대해 기존의 지지에서 애매한 비판으로 노선을 변경했고, 핵심 지지층 중 하나인 금융업계를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야 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자신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책 계승자임을 자처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한 클린턴의 힘겨운 발걸음은 지난 3월을 계기로 점점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1일 9개 주 또는 지역이 하루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승리하며 튼튼한 발판을 마련했고, 같은달 15일에 치러진 5개 주 동시 승리를 ‘굳히기’의 계기로 만들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 6월에는 과반 대의원을 확보했으며, 결국 지난 13일에는 샌더스로부터 공식 지지 선언을 받았다.

지난 5일 미국 연방수사국(FBI)가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고의성이 없어서 기소하지 않기로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린 점이나 지난해 10월 개최된 미 의회의 벵가지 청문회나 공화당에서 주도한 벵가지 특별위원회가 이렇다 할 결과를 못 낸 점은 클린턴의 사실상 승리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기득권층의 짜고 치기’로 인식되면서 부정적 여론을 확산되는 있는 점은 그녀에겐 상당한 부담이다.

다시 말해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거머쥐었지만, 불신 이미지나 구세대 정치인이라는 평판을 극복하려면 클린턴이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서 집계하는 클린턴 지지율 평균치가 지난 3월 이후 50%를 넘지 못한 채 하강곡선을 그리는 현상은 이런 지적들이 타당성을 갖는 근거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26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로 모습을 드러낸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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