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북한이 주장한 전자기펄스(EMP) 공격과 생화학 위협 등에 대한 대비태세를 강조해 우리 군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관심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10여년 전부터 EMP를 발생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해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핸리 쿠퍼 전 전략방위구상(SDI) 국장도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미국 의회 EMP위원회 조사를 통해 2004년 러시아의 EMP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불과 몇 년이면 북한이 EMP 기술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 6시간 전에 ‘수소탄’ 탄두라고 주장하는 물체의 사진 3장을 공개하면서 “우리의 수소탄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하면서 EMP 위협을 부각하기도 했다.

EMP 무기는 강력한 전자기펄스를 이용해 주요시설이나 무기체계의 전자장치를 파괴하거나 오작동을 유도한다. 고출력이라면 대부분의 전자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다. 크게 핵전자기펄스(NEMP)와 비핵전자기펄스(NNEMP)로 나뉜다.

핵전자기펄스는 핵 폭발시 방출되는 전자기파로 광범위한 영역에 피해를 준다. 반면 비핵전자기펄스는 항공기 투하탄이나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해 목표로 하는 특정 지역에 피해를 준다.

미국의 EMP 시험 후 촬영된 모습

미국의 EMP 시험 후 촬영된 모습[위키미디어 제공]

예를 들어 서울 100㎞ 상공에서 10kt 위력의 핵폭탄만 터져도 EMP로 인해 지상의 피해반경은 250여㎞에 달한다는 연구 분석 결과도 있다. 이런 규모의 핵폭탄에서 발생하는 EMP로 군의 유도무기와 감시·정찰무기체계 상당수가 피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과 정부가 6차 핵실험 위력을 50㏏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어 이런 위력의 핵폭탄이 서울 상공에서 터지면 강력한 EMP가 발생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 심각한 인명과 시설 피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군은 합참과 주요 전략시설에 EMP 방호체계 보완을 서두르고 있다. 공군도 EMP로 인해 정밀유도무기가 먹통이 되지 않도록 어느 무기 보관소에 우선적으로 방호체계를 구축할지 연구에 착수한 상태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EMP 개발에 맞서 유사시 핵과 미사일 시설을 타격하기 위한 EMP탄 핵심기술 확보와 함께 시험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이 개발 중인 EMP탄은 비핵전자기펄스 형태이다. 평양 상공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EMP를 방출시키는 폭탄을 투하하거나 북한에 진입하지 않고 먼 거리에서 순항미사일을 이용해 EMP를 방출시킬 수도 있다.

평양의 북한 지도부 핵심 시설 상공에서 EMP를 터트려 컴퓨터 등 전자장비뿐 아니라 C4I(지휘통신시설)체계를 먹통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C4I가 무력화되면 핵·미사일 발사 기지까지 통신을 상당 시간 제한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999년부터 9년간 EMP 응용연구를 마치고 2008년 9월부터 EMP탄 시험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출력 EMP를 발생시키는 EMP탄을 항공기에서 투하해 반경 1∼5㎞ 이내의 전자장비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실제 파괴하는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현재 반경 100∼200m 내의 전자장비를 마비시키는 ‘소프트 킬(soft kill)’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 기술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키면 전자장비를 실제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 수준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고출력 EMP 발생장치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고출력 EMP 발생장치(서울=연합뉴스) 우리 군이 고출력 전자기파(EMP)를 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향성 고출력 EMP 발생장치’를 개발했으며 이를 소형 무인기 대응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16.11.27 [국방과학연구소 제공=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약 2천500∼5천t의 화학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하고 있다.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이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군은 ‘화생위협 대응능력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화학·생물무기 대비 대응태세 발전과 치료 및 제독능력 향상, 연구개발 능력 발전 등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 양국은 ‘공동 생물무기 감시포털’ 체계를 구축해 미국 국군건강감시센터가 보유한 전 세계 전염병과 풍토병 등에 대한 질병감시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미 육군 감염병연구소가 확보한 탄저, 두창, 페스트, 야토 등 10여 가지의 위협적인 생물학 작용제의 백신 정보도 실시간 이 체계로 공유되고 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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