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유형재 이재현 기자 = 소방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경포 ‘석란정’ 건물 내부에서 페인트·시너 통 등 인화물질 보관 용기가 다수 발견돼 화재 원인 규명에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

이 인화물질 보관 용기는 수십 년간 석란정을 창고로 사용한 관리인이 지난해 가져다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강릉경찰서는 18일 석란정 붕괴로 이어진 화재원인 조사를 위한 유관 기관 합동 감식을 진행 중이다.

합동 감식에는 강원지방경찰청, 강원도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1956년 지은 목조 기와 정자인 석란정은 30년 전부터 최근까지 인근에 사는 관리인이 창고로 사용하면서 건물 관리도 하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관리인이 창고로 쓴 석란정 내부에서는 이날 타고 남은 페인트·시너 통 등 철제 인화성 물질 보관 용기가 4∼6개 발견됐다.

경찰은 “석란정 관리인이 건물 내부에 여러 가지 비품을 보관하는 등 창고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며 “보관 물품 중에는 페인트·시너 통 등 인화물질 보관 용기도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 인화물질은 직접적인 화재원인이라기보다는 발화점에서 시작된 불길을 보다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화물질 담겨 있었을까

인화물질 담겨 있었을까(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8일 강원 강릉시 석란정에서 화재원인 조사를 위한 관계 기관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난로와 페인트통 등 석란정 화재현장에서 꺼낸 물품이 한쪽에 쌓여 있다.
이날 합동 감식에는 강원지방경찰청, 강원도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2017.9.18
yoo21@yna.co.kr

특히 일부 인화물질 보관 용기 중에는 외관이 부풀어 오른 형태로 발견됐다.

이는 외부에서 열이 가해질 때 용기 내부의 액체 또는 기체가 팽창하면서 나타나는 이른바 ‘내압’ 때문이라고 화재 감식 전문가들은 밝혔다.

그러나 인화물질 보관 용기 중 내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것은 외부에서 열이 가해지기 전 내용물이 비워졌을 가능성 즉, 누군가 뿌렸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석란정 관리인 A(78)씨는 “지난해 다른 건물 보수 작업을 하고 남은 페인트와 시너 통을 창고인 석란정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다”며 “평소에는 창고에 자물쇠를 걸어 넣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 외부에 펜스를 설치했지만, 공사장 쪽을 통해서라면 석란정 건물 마루까지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석란정 내부에는 전기설비가 있지만, 최소 6개월 전에 이미 완전히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석란정으로 연결된 전기선은 인근 전봇대에서 땅속으로 매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란정에서 수거한 인화물질 보관 용기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또 석란정과 공사장 주변 인근 도로의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 등을 수거해 분석할 방침이다.

경찰은 “방화 또는 실화, 자연 발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참사가 난 석란정에 최초로 불이 난 것은 지난 16일 오후 9시 45분으로 이 불은 10여 분 만에 껐다.

그러나 이튿날인 지난 17일 오전 3시 51분께 다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2차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직 소방관 2명은 정자 건물 바닥에서 연기가 나자 정자 안으로 들어가 도구 등으로 잔불 정리작업을 벌이다 참변을 당했다.

소방관 순직 참사 현장에 남겨진 국화꽃

소방관 순직 참사 현장에 남겨진 국화꽃(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지난 17일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 화재 진압 중 정자붕괴로 건물 잔해 등에 깔려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가운데 18일 사고 현장인 석란정에 순직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2017.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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