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VIP(박근혜 전 대통령)가 말을 사주라고 한 건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라며 입조심을 시켰다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증언이 나왔다.

그동안 국정농단 재판에 여러 차례 증인으로 나온 박씨가 이 같은 내용을 주장한 건 처음이다.

박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2015년 하반기 독일에서 최씨와 함께 생활하며 삼성의 승마 지원 과정에 개입한 인물이다.

최씨가 “이재용이 VIP를 만났을 때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나”라며 화를 냈다는 것도 박씨 입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박씨는 이 같은 말을 그해 12월 초 한국에 돌아와 박상진 전 사장을 만났을 때도 똑같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박상진 사장이 ‘독일 얘기는 하지 말고 아시아연맹 얘기만 하자’면서 ‘VIP가 말 사주라고 한 건데 이게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다. 당신도 입 조심해라. 죽을 수도 있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박씨 증언은 삼성 측의 주장과 배치된다. 삼성 측은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이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을 의미하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정씨에 대해서만 지원이 이뤄진 것도 최씨의 방해 공작 때문이라고 반박해왔다.

박씨는 또 “박상진 사장이 ‘일정이 빡빡하지만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서 저녁이라도 하자’고 말했다”며 “그 뒤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만났는데 저를 관리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사장이 이같이 ‘입단속’을 시키자 “제가 어린 애가 아닙니다”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박영수 특검팀의 신문 도중 이 같은 증언을 꺼냈다.

그는 특검팀이 “이 얘기를 수사 과정이나 지난 재판에서 안 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조사 때는 그런 맥락을 이미 진술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해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즈음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를 만났을 때 “코어(코레)스포츠 자금 관리가 잘 되느냐”고 묻자 황 전 전무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도 증언했다.

이어 자신이 예를 들며 “코어에 간 돈의 지출 세목이 다 있는데 그 돈으로 호텔을 샀고, 나중에 그 돈을 변제하면 횡령이냐 아니냐”고 묻자 황 전 전무가 “횡령이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독일 호텔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하자 코어스포츠 계좌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증언에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법정에 나오기 전에 검사와 만난 것 아니냐. 갑자기 그 이야기가 왜 나오느냐”고 흥분하며 증언 경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씨는 이에 “조사 과정에서는 변호인이 이야기하지 말라고 해서 안 했는데, 오늘 여기 계신 변호인이 그 이야기가 진실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해서 다른 데서도 들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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