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세력에 사형을!”…도심 광장 메운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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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사형을”</p>< p>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18일 쿠데타를 비난하는 시위대가 모여 있는 이스탄불경찰청 앞에 내걸린 현수막들. 아래 현수막에는 ‘반드시 사형을’이라는 터키어가 보인다. 2016.7.18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쿠데타 진행 중 군부와 경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진 이스탄불경찰청사 앞 바탄거리(공식명칭, 아드난 멘데레스대로)는 터키 시민들로 가득했다.

1차로에는 터키 국기를 건 차량들이 빈틈없이 주차돼 있었고, 인도옆 화단에는 대낮인데도 국기를 감은 채 누워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다.

길 한켠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뉴스롤 보고 있는 터키인에게 물으니 팔을 치켜들며 “프로테스트, 프로테스트”(시위를 하려고 왔다는 뜻)라고 외쳤다.

화단 가로수에는 시위대가 현장에서 만든 현수막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었다.

“Idam Sart”(반드시 사형을)

한 터키인은 기자에게 이 현수막을 가리키고는 한 손으로 목을 그어 보이는 제스처를 취하며 웃고 지나갔다.

또 다른 현수막에는 군인을 비하하는 용어와 함께 “죽어버리거나 집으로 꺼져라” 등의 거친 표현이 난무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가 쿠데타 주도세력을 사형에 처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을 이들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반대로 에르도안 정권에 대해서는 ‘승리가 당연하다’는 글귀로 지지를 표현했다.

곳곳에 터키 극우주의 청년단체 ‘터키학생연맹'(MTTB) 표시도 눈에 띄었다.

경찰청 앞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 있던 이스탄불시민 카디르(48)씨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거리로 나가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목소리를 높이라’고 해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위가 17일부터 닷새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디르씨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 후 터키를 놀랍게 발전시킨 지도자이고 항상 서민과 가까이 있다”면서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판론에 대해선 “동의 못한다”면서 “작은 문제점이 있다고는 해도, 쿠데타는 정당성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터키 시민운동과 저항의 상징인 탁심광장에는 전에 없던 초대형 국기 2개가 바람에 펄럭였다. 국기 뒤로 보이는 한 고층건물의 벽면에는 터키 국기를 사이에 두고 에르도안의 대형 사진 2개가 걸려있었다.

“탁심광장에 새로 내걸린 대형 터키국기”</p>< p>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시민운동의 상징 탁심광장에 새로 내걸린 대형 터키국기. 뒤로 건물 벽면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진 2개가 보인다. 2016.7.18

쿠데타 진압 사흘째를 맞은 이날 이스탄불은 공항과 보스포루스해협 대교 등이 정상운영 수준을 회복하면서 터키 전체가 빠르게 일상을 되찾는 것처럼 보였지만, 국민의 불안감을 나타내는 징후들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시위 공간을 벗어난 이스탄불 명소는 평소와 비교하면 인적이 드물어 썰렁하고 가라앉은 분위기가 역력했다.

탁심광장옆 호텔과 레스토랑은 점심시간임에도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고, 손님을 찾기 힘들었다.

전날 기자가 찾은 이스탄불 관광 명소 오르타쿄이나 베벡에는 행인의 수가 평소 휴일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텅빈 탁심광장 인근 거리”</p>< p>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18일 낮 이스탄불의 명소 탁심광장 인근 식당가가 텅비어 있다. 점심시간임에도 노천 좌석 대부분이 빈좌석이다. 2016.7.18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탁심광장 부근 레스토랑의 직원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터키인도 거의 찾지 않는다”면서 “무슨 일이 날지 몰라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기자임을 밝히고 행인들에게 에르도안에 대한 의견을 물으면 대부분 열렬한 지지의사를 밝혔고, 일부 소수는 “정치에 관심 없다”며 시선을 돌렸다.

이스탄불의 아시아편에 사는 30대 후반의 여성 G씨는 “쿠데타가 너무나 이상하게 진행됐다는 글들이 소셜미디어에 많이 올라왔는데 상당수는 삭제되고 없다”면서 “쿠데타가 조작까지는 아니어도 유도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50대 터키 직장인 C씨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생각하는 터키인도 다수 있겠지만 다들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손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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