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중국 내 점포. [코트라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한국산 인스턴트 라면에 빠진 중국, 매운 김치를 찾는 미국인, 냉동만두 수출이 급증하는 러시아….

음악과 드라마가 이끌던 한류 열풍이 식품 분야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교포나 일부 마니아가 주로 찾던 한국 식품이 외국에서 급속도로 대중화되고 있고 우리 기업과 식당들은 현지인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중국·말레이시아로 퍼져가는 한국 라면

최근 떠오르는 중국 인스턴트라면 시장이 대표적이다.

코트라 중국 우한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인스턴트라면 소비량은 2014년 486억2천만개로, 2010년보다 15% 성장했다.

수입시장에서는 대만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2위 한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4년 1천337만달러(약 152억원), 2015년 2천181만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65.5%, 63.2%나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발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향후 중국 내 인스턴트라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품목에 대한 중국 측 관세는 FTA 발효 뒤 두 차례 인하돼 현재 13.5% 수준이며 향후 완전히 철폐될 예정이다.

인스턴트라면 등의 성장에 힘입어 농심차이나는 지난해 중국에서 2억1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16.6%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우한무역관은 “한국 브랜드는 얼큰한 매운맛으로 어느 정도 입지를 확보한 상태”라며 “친환경, 웰빙 등을 강조하는 고급제품을 앞세워 내륙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국산 라면이 인기다.

코트라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에 따르면 신라면을 독점 수입·유통하는 KMT 트레이딩스는 최근 매출이 크게 늘어나 종업원 100여명에 연 매출액 15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은 “한국 라면의 경우 매장에서 시식할 수 있게 하거나 한류 문화와 연계해 마케팅을 펼친 덕분에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말레이시아가 무슬림국가라는 점을 고려해 발 빠르게 할랄인증을 받은 것도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2013~2015년 중국 인스턴트 라면 수입 동향. [코트라 제공=연합뉴스]

◇ “김치 매운맛 좋아요”…미국·호주 등에서 인기

김치의 매운맛을 즐기는 미국인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 수출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일본과 홍콩으로는 감소세였지만 미국으로는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534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전년보다 8.2% 늘어났다.

시카고무역관은 “김치는 매운맛과 항암 효과 등 건강 친화적인 요인들이 강조돼 독특한 메뉴로 개발되고 있다”며 “멕시칸 음식인 타코와 김치를 결합한 메뉴를 선보인 재미교포 로이 최는 미국 타임스가 선정한 2016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타 주에서는 푸드트럭에서 판매하는 한국식 컵밥이 현지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자장면의 유래와 조리법 등에 대한 기사를 싣는 등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고깃국의 경우 슬로푸드 트렌드에 맞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랜 시간 끓이고 좋은 품질의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다.

유명 셰프 앤서니 부르댕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가장 대중화되고 있는 음식으로 한식을 꼽으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부대찌개에 관해 설명하기도 했다.

시카고무역관은 “미국 내 한식 레스토랑의 매출 규모는 연 21억달러로 2021년까지 연평균 2.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치는 호주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한국의 김치 수출액 순위에서 1위 일본, 2위 미국 등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227만달러를 수입해 전년보다 10.9% 증가했다.

멜버른 무역관은 “발효음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김치가 대표 건강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멜버른 최고 맛집으로 꼽히는 레스토랑 친친의 대표 크리스 루카스는 최근 한국 음식을 테마로 한 ‘KONG’이라는 레스토랑을 개장했다. 이곳에서는 보쌈과 함께 김치를 소재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베이커리와 냉동만두 등 다양한 식품 한류

중국 베이커리시장에서는 유럽계 브랜드가 줄줄이 실패한 반면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계는 선전하고 있다. 중국인의 입맛을 연구해 현지화 메뉴를 선보이고 있고 인테리어, 가격 등에서도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친 덕분으로 분석된다.

2004년 상하이에 처음으로 점포를 낸 파리바게뜨는 매장 수를 134개로 늘렸다.

고급 인테리어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파리바게뜨는 100% 유럽식 빵만 선보인 해외브랜드와 달리 메뉴 중 20%는 현지화 상품으로 개발했다.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중국인 기호를 반영한 육송빵, 중국인이 좋아하는 망고를 활용한 망고소보로 등이다.

뚜레쥬르도 팥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왕징빵 등을 출시해 매출을 높였다.

광저우무역관은 “중국 제빵제과시장은 매년 10% 이상 빠르게 성장하며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며 “중국 대도시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신선도, 위생, 맛, 인테리어, 브랜드 이미지 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한국산 냉동만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對)러시아 냉동만두 수출 규모는 지난해 4만3천달러로 전년보다 134% 늘어났다. 만두는 러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의 하나로 예전에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었지만 최근에는 냉동식품 형태로 주로 구입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은 “특히 극동지역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한국식 만두를 접해본 사람이 적지 않고 고려인 등이 많아 한국 냉동 만두에 긍정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또 핀란드 헬싱키 무역관은 한식 메뉴를 선보이는 현지 식당이 늘고 있다며 비빔밥, 김치 등이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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