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과 소방관의 만남(샌타클래리타<美캘리포니아주>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 클래리타에서 한 소방관이 무섭게 타오르고 있는 산불을 바라보고 있다. 산불이 인근 주택가로 번지면서 전날 1만5천여 가구에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부 샌타 클라리타 밸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인 25일(현지시간) 134.2㎢(3만3천200에이커)를 휩쓸고 여전히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다.

LA 인근 지역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로 규정된 이번 산불은 서울 면적(605.3㎢)의 22.2%를 초토화했으며, 나흘간 매일 축구장 1만여 개씩을 태웠다.

빠르게 확산 중인 `샌드 산불’

LA 카운티 소방국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오후 2시께 LA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샌타 클라리타 밸리 동쪽 샌드캐년 지역 14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샌드캐년에서 발화해 ‘샌드 산불’로 명명된 이번 산불은 고온·건조·저습한 환경 속에 시속 20∼30마일의 강풍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날 현재 산불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앤젤레스 포레스트 국립공원 국유림을 태우고 있다.

마이크 와코스키 소방국 대변인은 “이번 산불은 마치 살아있는 거대한 짐승과 같다”면서 “산불 진화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대럴 오스비 LA 카운티 소방국장은 “불길이 마치 달리는 화물열차와 같았다”면서 “이번 산불은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보는 것”이라고 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주택가.

이번 산불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데는 바싹 마른 수풀이 연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밤사이 불어닥친 강한 바람이 불길을 사방으로 확산하는 방향타 역할을 했다.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1명이 사망하고 주택 18채가 소실됐다. 더욱이 불이 주택가 쪽으로 침범하면서 가옥 1천500여 채와 상업용 건물 100여 채가 불에 탈 위험에 놓여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23일 리틀 터헝가와 샌드캐년, 플라세리타캐년 지역의 1천500가구에 강제대피령이 내려진 데 이어 전날 추가 강제대피령이 발령됐다.

불길이 북동쪽으로 옮겨 주택가로 향하면서 액턴 지역까지 침범했기 때문이다. 추가 강제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에 사는 가구 수는 1만 가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과 사투 중인 소방관들.

소방 당국은 소방대원을 1천600여 명에서 3천여 명으로 증원하고 소방 헬리콥터와 항공기, 불도저 등 각종 소방장비를 동원했지만, 사방으로 번지고 있는 산불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다소 기온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30도를 넘는 더운 날씨에다 산불이 번지고 있는 지역이 험준한 지형인 탓이다.

저스틴 코렐 샌버너디노 국립공원 소방대장은 “소방대원들이 산불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산불이 워낙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소방관들의 안전도 장담 못 할 상황”이라고 했다.

네이선 주디 LA 국립공원 대변인은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 불길이 한 방향이 아닌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금까지 산불 진화율은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산불이 임야를 태우면서 생긴 검은 연기와 잿가루는 LA 시 다운타운까지 영향을 미쳤다. 산불에 따른 붉은 띠구름은 오렌지 카운티 북부 지역에서도 목격됐다.

남부 해안대기관리국은 이날도 스모그 경보를 발령하고, 호흡기가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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