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정원 ‘수술’ 시작…정보담당관 폐지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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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가정보원 원장 임명 및 1·2·3차장 동시 교체를 통해 대대적인 국정원 수술을 위한 메스를 꺼내 들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국정원 출신 인사들로 수뇌부 전체를 한 번에 바꾸면서 강도 높은 국정원 개혁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과거와 달리 외부 인사를 철저하게 배제한 것은 1순위 개혁 목표가 국정원의 탈(脫)정치에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대통령과 가까운 외부 인사가 국정원을 맡기도 했으며 이런 이유로 국정원이 정권을 비호하는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실제 대선 때 ‘국정원 수사 기능 및 국내 정보수집 업무 폐지’를 공약한 문 대통령은 이날 서훈 국정원장을 임명하면서 “우선 국내 정치만큼은 철저하게 금지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국내 정보 담당관(IO) 제도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 등을 출입하면서 정보수집 업무를 하는 IO 제도가 정치개입 논란의 한 단초가 됐다는 점에서 아예 이를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나아가 서 원장은 국정원 개혁을 위한 기구(국정원 발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부 인사까지 포함하는 이 기구를 통해 중·장기 국정원 개혁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 원장이 정치개입 근절을 선언하면서 국정원은 과거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나타날 경우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서 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박원순 제압 문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과 관련, “여러 가지 국가 차원의 물의가 있던 일에 대해 사실관계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이런 조사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인적 쇄신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보수 정권에서 진보 정권으로 정권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에서 인적 개혁이 광폭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원 출신으로 국정원을 사랑한다면 국정원 개혁은 정말 세게 할 것”이라면서 “몇 개월만 지켜보면 진짜 세게 한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서 원장도 이날 “개혁 통(痛)이 있겠지만 감내하겠다”면서 “팔이 잘려나갈 수도 있다. 필연 많은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고강도 개혁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의 국정원 수뇌부 전면 교체로 향후 남북관계에서 국정원이 맡게 될 역할도 주목된다.

북한의 도발로 당장은 북한과의 대화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 등을 위해서는 대북 대화가 필요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또 원장·차장의 이력상 이번 인사가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해 북한과의 대화를 염두에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원장과 김상균 3차장은 주요 남북협상 및 1·2차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담당했던 인사라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이날 서 원장에게 “당장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르지만 앞으로 결국은 우리가 여러 수단을 총동원해 북한 핵폐기와 함께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대전환도 이뤄내야 한다”면서 국정원 역할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이 “목표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 구축 등의 목표 달성을 위해 북한의 도발 상황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무적 판단을 거친 뒤 물밑에서 대북 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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