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한국여행 주의령’…美 아무런 지침없어 대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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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웹사이트중 여행경보 사이트.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이 4월 27일 북한을 폭격한다’는 ‘북폭설’ 괴담이 국내에 급속히 퍼질 정도로 한반도 정세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방문하는 자국 국민에게 ‘한반도 정세 주의’령을 내린 데 반해 정작 북폭설에 따르면 폭격 주체인 미국 정부는 한국에 체류 중이거나 한국을 여행하려는 자국민에게 아무런 지침도 내놓지 않고 있어 대조된다.

미 국무부의 해외여행 경보 사이트를 보면, 12일(한국시간) 현재 46건의 경고(warning)와 주의 또는 조심(alert)이 올라 있으나 한국에 대한 것은 없다.

북한에 대해선 지난 2월 7일 자 여행 경고를 통해 “체포·장기구금의 심각한 위험이 있으므로 모든 북한 여행을 피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해 2월 발효한 ‘2016 북한 제재와 정책 강화법’에 북한 여행 경보를 3개월마다 갱신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번 것은 지난해 11월 내용을 보완한 것이다.

미 의회에선 대북 제재 강화 차원에서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을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행 경보 목록중 가장 최신 것은 지난 11일 이스라엘, 서안·가자지구와 니제르에 대한 여행 경고다.

미 정부의 여행 ‘경고’는 “정부 불안정, 내전, 지속적인 극심한 범죄와 폭력, 빈도가 잦은 테러 공격” 등을 이유로 내려지며 그 뜻은 해당국에 가지 말라는 “강력한” 만류이다.

‘주의’ 또는 ‘조심’은 “파업이나 시위, 소동 등이 자주 발생하는 선거철, 전염병 발병 같은 보건상의 문제, 혹은 테러 공격 위험이 높아진 증거” 등이 있을 때 내려지는 것으로, 여행할 때 항상 조심하고 최신 정보를 접하면서 비상연락망을 유지하라는 등의 권고를 담고 있다.

‘주의’는 주로 단기의 단발성 사안이나 상황과 관련해 발령되기 때문에 해당 상황이 끝나면 취소되는 데 비해 ‘경고’는 더 심각하고 장기적인 상황과 관련된 것이어서 수년간 유지될 수도 있다.

미 국무부와 달리 일본 외무성은 11일 자체 운영하는 ‘해외안전 홈페이지’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으므로 한반도 정세에 관한 정보에 계속 주의해 달라”며 “한국에 머물고 있거나 한국으로 가려는 사람들은 최신 정보에 주의해 달라”고 자국의 한국여행객들에게 당부했다.

외무성은 다만 “현재 한국은 일본인의 안전에 바로 영향이 있는 상황은 아니며, 위험 정보(입국 중지, 대피 등)가 내려져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최근 안보 정세를 이유로 한국 여행 주의령을 내린 적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한국 내 불안감을 확산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자국민에 대한 해외여행 지침은 해당 국가 정부의 자체 정세 판단에 따른 것인 만큼 시비하기 어렵다. 그러나 상대국의 안보·치안·공중보건 등의 상태와 그것을 다루는 정부의 역량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관광산업 등 경제적 이해와도 얽혀 있는 만큼, 외교적 측면에서 불쾌, 불화, 갈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에, 우방에 대해 이런 조치를 내릴 때는 신중하게 이뤄진다.

실제, 최근 네덜란드와 터키가 극심한 외교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터키 내 반네덜란드 시위가 벌어지자 네덜란드 정부는 “터키 총리는 네덜란드 방문객들에게 영향이 없다고 선언했지만, 터키 전역에서 집회나 다중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는 등 주의하라”고 자국민에게 터키 여행 경보를 내리는 것으로 대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