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 탈세 내부제보자 최대 6억달러 보상 예상…최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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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퍼필러사 로고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세계 최대의 중장비 제조 업체인 미국의 캐터필러사의 탈세 정보를 미국 국세청에 제보한 내부고발자가 국가의 조세 수입 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최대 6억 달러(6천732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고 블룸버그닷컴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터필러는 국세청에 20억 달러를 토해내야 할 뿐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미국 국세청 규정상 세금 추징액의 15-30%를 내부고발자에게 보상금으로 지급하게 돼 있는데 잠정 추징액이 20억 달러인 만큼 국세청의 기여도 평가에 따라 최소 3억 달러에서 6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추산하고, 6억 달러는 내부고발자에 지금까지 지급된 보상금중 최고액이라고 덧붙였다. 캐터필러가 추징당할 세금이 20억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자국 증시에 상장된 내외국 기업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제보를 받기 위해 5년전 도입한 내부고발자제도를 통해선 지난 2014년 지급된 3천200만 달러(359억 원)가 최고 기록이다.

천문학적인 보상금을 받게 된 캐터필러사의 내부고발자는 이 회사의 핵심 회계 실무자였던 대니얼 슐릭섭(55). 그는 1999년부터 회사가 국세청 규정을 어기고 탈세를 위해 2중 장부를 만드는 것의 문제점을 회사 내부 조직을 통해 꾸준히 제기해왔으나 개선되지 않고 도리어 자신이 왕따당하면서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자 2008년 말 국세청에 자료를 첨부해 고발하고 산업안전보건국(OSHA)에도 인사보복을 당했다고 제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8년 5월 회사 재무담당 임원들 회의에서 당시 회계감사위원장이 자신들이 회사의 명성을 잘 키우고 지켜왔다며 한두 사람의 잘못으로 회사의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으니 재무상의 부정이나 사기를 발견하면 즉시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짐 오웬스 최고경영자도 회계 부정 사건으로 망한 엔론 같은 윤리적 문제가 자신의 회사에선 있을 것으로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밤잠을 푹 잘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자신의 경고가 최고경영진까지 전달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절망했다.

그날 저녁 슐릭섭은 ‘이사회와 주주들에게 중요한 윤리 문제’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작성, 최고경영자 차하급 경영진 2명에게 보내고 이튿날 관련 자료까지 보냈으나 도리어 회사 측의 보복이 본격 시작되고 마침내 ‘그러다 다친다, 조용히 있지 않으면 크게 다친다’는 취지의 위협을 받고는 결국 2008년 하반기 국세청에 제보하게 됐다. 이듬해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 나섰다.

블룸버그는 캐터필러에 대해 ‘미국적 전통 가치에 충실하고 건전한 이미지로 인해 누구도 의문을 품을 수 없는(mom-and-apple-pie)’ 기업, 말하자면 미국의 국민기업이라고 표현했다. 100년 가까운 역사에 지난 2014년 매출이 80억 달러가 넘고 미국 내 일자리만 해도 4만6천500 명을 고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검찰은 캐터필러 같은 ‘맘 앤드 애플 파이’ 기업에 대해선 기습적인 압수수색을 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지난 3월2일 아침 이 회사에 들이닥쳐 직원들을 격리 조사하고 각종 문서와 컴퓨터 등을 압수해갔다며, 영장대로라면 이 회사의 전·현직 임원들이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압수수색 영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나는 캐터필러를 사랑한다”고 말한 이튿날 판사의 사인을 받은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캐터필러에 대한 주요 혐의는 스위스에 설립한 부품공급 자회사를 이용해 실제 미국에서 이뤄진 매출을 자회사 것으로 회계 장부를 꾸미는 방식으로 미국 정부에 낼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것이다. 미 국세청은 실질적 경제활동의 필요성 없이 세금 절약 목적의 자회사 설립을 금지하고 있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