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감사로 드러난 공관병 인권침해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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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인권센터에서 폭로한 육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이 국방부 감사에서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육사 37기인 박 대장은 현재 군 서열상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3위로 꼽힌다. 박 대장보다 상관인 3인 이상의 장성이 있어야 징계위원회를 열 수 있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징계위원회마저 열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박 대장을 형사 입건해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군 검찰 수사 향방에 따라 현역 대장이 처벌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만약 박 대장이 처벌된다면 지난 2004년 업무상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당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군 외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또 다른 ‘사역’ 의혹을 받는 지휘관 운전병을 비롯한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야전부대 휴양소 관리병, 국방마트(PX) 관리병, 체력단련장(골프장) 관리병 등에 대한 인권침해 전수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송영무 국방장관 지시로 국방부 감사관실 감사관 등 5명이 4일까지 진행한 감사 결과 군인권센터의 폭로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으며, 일부 엇갈리는 진술에 대해서는 군 검찰의 수사로 밝혀질 전망이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박 대장의 공관에 근무 중인 병사 4명과 전역 병사 2명, 운전부사관, 육군 참모차장 재직시 부관 등 10명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다.

육군 대장 부인 공관병 갑질(CG)

육군 대장 부인 공관병 갑질(CG)[연합뉴스TV 제공]

이번 조사에서 군인권센터가 제기한 의혹 중 공관병에게 손목시계형 호출벨 채우기, 골프공 주워오기, 텃밭농사, 뜨거운 떡국의 떡을 손으로 떼어내기 등은 사실로 확인됐다.

박 대장은 7군단장 시절 사용하던 손목시계형 호출벨을 참모차장 공관으로 가져가 사용했다고 한다. 호출벨은 버튼이 3개로 이뤄져 해당 번호를 누르면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형 호출기에 누른 번호가 뜨게 되어 있다.

박 대장은 2작전사령관 공관에서는 전화기로 호출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군 당국은 야전부대 공관병들에게 손목시계형 호출벨을 착용시키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는지를 이날부터 시작된 90개 공관(관사), 100여명의 공관병에 대한 현장 전수조사 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공관 조리병이 요리할 때 조리병의 부모를 언급하며 모멸감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사령관 아들의 옷을 세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진술이 엇갈리고 있지만, 공관병들은 3∼4일에 걸쳐 아들의 옷과 함께 빨래했다고 진술했다. 국방부는 여러 병사의 일관되게 진술하는 만큼 사실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7월 말 당시 한민구 국방장관이 박 대장의 부인에 대한 경고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한 전 장관이 박 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관병 운용과 관련해 좋지 않은 얘기가 계속 들린다면서 주의를 촉구한 것으로 박 대장이 진술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박 대장은 아내에게 주의하라고 했다. 그러자 아내가 공관병을 빼자고 했지만 편제에 반영되어 있으니 빼기 어렵다. 서로 주의하자고 했다는 요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박 사령관 사건이 고강도 국방개혁에 불쏘시개가 될 것이 확실해졌다”면서 “군 악습 폐단과 국방개혁 추진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의 눈초리가 매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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