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 중임제 vs 분권형…권력구조 개헌 5人5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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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 개헌 논의의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과 개헌 시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후보들은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2018년 지방선거 때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바람직한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5명의 입장이 모두 달랐다.

◇중임제·분권형 등 권력구조는 5인5색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주장했다. 현행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장기적 비전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꼽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4년 중임 대통령제와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결합한 것으로 직선으로 선출한 대통령에게 중임을 허용하되, 실제 행정 권한과 책임은 내각이 가지는 형태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통일 전까지는 ‘4년 중임제’, 통일 후에는 의원내각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장 바람직한 권력구조는 내각제지만, 분단 상황을 고려할 때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내각제가 가장 바람직하나 국회가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분권형 대통령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개헌시기는 대체로 ‘내년 지방선거’ 의견 일치

개헌 국민투표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의 일치를 이뤘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대선 후 개헌 작업에 착수,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 때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자는데 동의했다.

다만,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개헌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대통령에 취임하면 적절한 시기에 개헌이 성사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9대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2020년 개정 헌법을 발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방분권 필요성에 공감…수도 기능 상당 부분 이전할 듯

5명 모두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각종 지방 권한 강화책을 제안했다.

문 후보는 개헌 과정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해 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한편, 지방자치정부를 지방정부로 개칭하고, 제주도와 세종시를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시범구역으로 격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 역시 개헌을 통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시하고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이전하는 한편, 지방정부의 입법권과 재정권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는 “수도는 서울,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국회와 국무총리 산하기관은 세종시로 이전하고, 대통령 직속기관은 서울에 둬 한강 이북 사수의 상징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유 후보는 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중앙 행정부처가 세종시에 있는 만큼 효율성 측면에서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심 후보는 우리나라가 단일국가라는 점에서 연방제 수준의 분권은 과도하고 실질적인 자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국회와 지방의회가 입법권을 분점하고, 지방 과세권을 헌법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어 개정·정보인권·생명권 등 각종 기본권 언급

문 후보는 기본권을 강화하기 위해 헌법 조문의 용어부터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을 ‘사람’으로 고치고, ‘신체장애자’는 ‘장애인’, ‘여자’는 ‘여성’, ‘근로자’는 ‘노동자’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민투표·국민소환권을 강화하는 한편, 언론과 기업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되, 사회적 책무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무, 국민 복지에 대한 국가의 의무, IT·정보사회의 출현에 따른 정보인권 규정 등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출생부터 사망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보장국가 실현을 헌법에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요청된 기본권 중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된 기본권을 개정 헌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1997년 이후 중단한 사형집행을 재개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기본권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권력구조만을 고치기 위한 개헌 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후보는 “30년 만에 헌법을 고치려면 그간의 사회 변화에 따른 기본권을 충분히 논의해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기본권의 적용 대상을 ‘국민’으로 한정하지 말고 ‘인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아울러 생명권과 안전의 권리, 차별금지 사유의 확대, 성 평등의 실질적 보장,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정보기본권이 개정 헌법에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