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보건당국 “심장마비 증거·침흔적 없어…유족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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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기자 =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이 지난 13일 사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는 증거가 없고 시신에 외상이나 뚫린 흔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김정남의 시신을 인계받기 원하는 친족이 아직 없다고 밝혀 김한솔의 말레이시아 방문설이 사실이 아님을 간접 확인했으며, 가족의 도움 없이는 그가 김정남이 맞는지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의 누르 히샴 압둘라 보건총괄국장은 21일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강당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시신에서는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천공(뾰족한 물체에 의해 생긴 구멍) 자국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검으로 얻은) 의학 표본은 분석을 위해 공인된 연구소에 보내진 뒤 수사 경찰에 곧바로 전달됐다”며 “이런 분석들은 사망자의 신원 확인과 사인 확인을 의미하며, 두 가지 모두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둘라 총괄국장은 말레이 당국의 부검 자체를 반대하고 부검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해온 북한 측을 의식한 듯 말레이 당국은 부검이 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수사 중인 경찰이 부검 전 과정을 지켜보는 가운데 경험이 풍부한 법의학·병리학 전문가와 법의학·방사선 전문의, 법의학 치의학자가 부검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부검에 ▲전신 컴퓨터 단층촬영 ▲내외부 부검 ▲법의학 치과 검사 등 수단이 동원됐다면서 “모든 과정은 국제 기준에 따라 전문적으로 진행됐으며, 시신은 정중하게 다뤄졌고 채취된 표본은 관리의 연속성을 위해 법 규정에 따라 취급됐다”고 소개했다.

압둘라 총괄국장은 김정남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2차 부검이 시행될 것이라는 현지 언론보도와 관련해서는 “15일 1차 부검 후 추가 부검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기자회견에 쏠린 눈 [AP=연합뉴스]

기자회견에 쏠린 눈 [AP=연합뉴스]

현재 말레이 보건당국은 여권상 ‘김철’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망자가 실제로는 김정남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압둘라 국장은 이어 시신 인수를 위해 DNA 표본을 제출한 친족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의 친족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이가 없는 상태”라며 김정남의 아들 한솔이 입국했다는 소문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는 아직도 친족이 방문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친족이 나서지 않으면 “치아 구조와 의료기록, 수술흔적, 반점 등을 살펴 신원을 확인한다”며 “그러나 사망자의 의료기록에 대한 접근이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김한솔을 비롯한 유족이 협조하지 않으면 사실상 그의 신원을 김정남으로 확정할 방법이 없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그는 이어 김정남과 같은 사망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를 살인 사건으로 판단할지는 경찰의 몫이라고 답했다.

앞서 김정남은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서 여성 용의자가 얼굴에 뿌린 물질을 흡입하고 나서 2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사망했다.

말레이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안내하면서 ‘김철’의 부검에 관한 것이라고 공지했으며 누르 총괄국장 역시 그를 ‘북한 국적의 사망자’라고만 지칭했다.

사망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일 가능성이 크지만, 말레이 경찰 당국과 보건당국은 그동안 신원을 ‘김철’로 공표해 왔으며, 북한 측도 사망자의 신원을 김철이라고 지칭해왔다.

말레이 당국이 사인 규명을 위한 수사를 벌이는 가운데 전날부터 한솔씨가 시신 인수를 위해 말레이를 찾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앞서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 경찰청 부청장은 19일 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가까운 친족에게 가족임이 인정돼야 시신을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남의 유족으로는 첫째 부인과 아들 1명이 베이징에, 둘째 부인인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가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이 지키고 있는 병원 [EPA=연합뉴스]

경찰이 지키고 있는 병원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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