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마른 지구촌…미국도, 유럽도, 아프리카도…
우물에서 물 길어 돌아가는 케냐 소녀들

◇ 40년 만의 대기근 겪는 ‘아프리카의 뿔’

가뭄으로 가장 큰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은 북동부 아프리카다.

유엔은 아프리카 북동부 가뭄으로 어린이 200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미 1천500만명 이상이 심각한 수준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고, 가축 300만마리가 폐사했다는 게 유엔의 설명이다.

특히 소말리아에서는 20만명 이상이 재앙 수준의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고 유엔은 추산했다. 현지에선 가축의 3분의 1이 폐사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가뭄 현황 (붉은색이 가뭄 극심 지역)
2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가뭄 현황 (붉은색이 가뭄 극심 지역)

[미국가뭄모니터(USDM) 홈페이지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 미국도 절반이 가뭄…’3년째 몸살’ 서부 “잔디에 줄 물 없다”

선진국이라도 물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미국에서도 50개 주 가운데 절반가량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가뭄 상황을 점검하는 기관인 미국가뭄모니터(USDM)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 국토의 49.3%가 가뭄 상태에 있다.

지난달에는 그나마 북서부, 로키산맥 북부와 고원 평원에선 상황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남서부와 서부, 북동부 일부 지역에선 가뭄이 악화했다고 USDM은 전했다.

원래 건조한 캘리포니아 등 서부 지역은 가뭄으로 3년째 몸살을 앓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매년 1∼3월에 연중 강수량 대부분이 집중돼 주민들은 이때 내린 눈·비를 저장했다가 나머지 일 년간 사용한다. 그러나 올 1∼3월 내린 강수량은 최근 100년 새 가장 적었고, 캘리포니아 당국은 올해에도 기록적인 가뭄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남부 캘리포니아의 저수지 수량이 대폭 줄면서 물 공급량은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당국은 전례 없는 야외 급수 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LA에서는 야외 물 사용은 주 2회로, 스프링클러 가동은 8분으로 제한된다. 절수 지침 위반자는 최대 600달러(75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당국은 물을 많이 소비하는 잔디 대신 가뭄에 강한 토종 식물을 심거나, 인조 잔디 또는 바위로 정원 조경을 바꿀 것을 권하기도 했다. 집마다 필수품에 가까웠던 천연잔디가 가뭄에 사치품으로 거듭난 웃지 못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극심한 가뭄에 바닥 드러낸 미국 최대 저수지 미드 호수
극심한 가뭄에 바닥 드러낸 미국 최대 저수지 미드 호수

(볼더시티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볼더시티 인근 미드 호수가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냈다. 미드호는 1930년대 콜로라도강에 후버댐을 지으면서 생겨난 미국 최대 저수지로 캘리포니아 주민 2천만 명의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 프랑스·인도에서도…먹거리 위협하는 악천후

이외에도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가뭄은 전세계 밥상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유럽연합(EU) 내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에는 올 들어 이례적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밀 출하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순까지 올해 누적 강수량은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작년 가을부터 극심한 가뭄을 겪었고, 프랑스 남부도 사정이 비슷해 이 지역의 밀뿐만 아니라 옥수수, 해바라기 등 주요 농작물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 역시 고온건조한 날씨로 밀 생산량이 급감했다. 인도 정부는 밀 수출을 금지하기에 이르렀고,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국제 곡물 가격을 밀어 올리는 데 한몫했다.

인도의 3월 평균 기온은 33.1도로, 1901년 기상 관측 이후 121년 만에 가장 높았다. 4월 기온도 35.1도로 관측 사상 4번째로 높았다.

5월 들어서는 대체로 평년 기온을 회복했지만 이미 겪은 악천후의 여파는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 곡물 시장의 노동자
인도 곡물 시장의 노동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가뭄과 같은 기후 충격과 함께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곳곳에 식량위기가 현실화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전 세계적인 가뭄은 결국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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