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뜨면 환자 많다”…미 응급실 의료진 ‘보름달 효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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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 밤하늘에 떠오른 ‘슈퍼문’ (스코페<마케도니아> EPA=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 밤하늘에 커다란 ‘슈퍼문’ 보름달이 떠 있다. 이 슈퍼 문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떠 사냥에 도움을 준다고 해 예로부터 ‘사냥꾼의 달’이라고도 불려왔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보름달이 뜰 때 늑대 인간이나 흡혈귀가 나타난다는 부류의 중세 괴담을 믿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미국 전역의 병원 의사들을 비롯한 의료진 사이엔 보름달이 뜰 때 응급실과 분만실이 넘치는 소동이 일어난다는 확신이 퍼져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여러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보름달 효과’에 대한 믿음이 워낙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일부 병원에선 보름달이 뜨는 ‘난폭한 밤’을 앞두고는 의사들에게 비번을 허락하지 않고 의료진을 보강해두기도 한다고 밝혔다.

신문에 소개된 사례를 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예일뉴헤이븐병원의 정신건강학 직원인 보한스 바로스는 야근에 들어가면서 “재난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샌 안토니오의 메소디스트병원의 응급실 간호사 메리 르블론드는 한 보름밤에 수십 명의 식중독 환자들을 태운 학교 버스 여러 대가 응급실에 들이닥치는 바람에 큰 소동이 빚어졌던 기억을 떠올렸다. 은퇴한 의사인 존 베처는 보름달의 힘을 부인하는 모든 연구 결과를 “순전한 오류”라면서 “보름달이 뜨는 밤엔 근무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학에 뿌리를 둔 실용적 전문직업인들이라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보름밤, 특히 핼러윈(10월 31일)을 앞둔 보름밤은 정신병 관련 환자나 무모한 행동을 하다 다친 환자,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분만하는 임산부 등의 입원이 홍수를 이룬다고 입을 모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그동안 나온 과학적 연구들은 배울 만큼 배운 의사와 간호사들의 보름달 미신이 실제로 미신일 뿐임을 보여준다.

지난 1996년 미국응급의학지(AJEM)에 실린 보고서는 4년간에 걸쳐 응급실 입원 기록 15만999건을 분석한 결과, 49차례의 만월이 있었으나, 단 한 번도 그날 밤 입원 환자가 급증한 날은 없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의 우주과학 교수 장 뤽 마르고도 조산사 친구가 보름달이 뜨는 밤에 출산이 많다는 설을 고집하는 것을 듣고는 그 현상이 정말인지 연구한 논문을 지난해 간호학연구지에 발표했다. 결론은 물론 보름달과 병원 입원율이나 출산율 사이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연구 결과는 지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실제와 동떨어진 믿음을 갖게 됐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마르고 교수는 말했다.

이 신문은 지난 15일 예일뉴헤이븐병원에서 보름달 효과를 직접 현장 검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3번째로 응급실 내방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이 병원 응급실 의사와 간호사 중 보름달 효과를 믿지 않는 사람은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 방사선사는 “사람 몸은 70%가 물로 구성돼 있는데, 대양의 물을 끌어당기는 달의 인력이 신체의 물도 당기니 사람이 확 돌게 되는 것”이라는 그럴듯한 설명도 했다.

신문은 그러나 “비교적 평온한 밤이 수 시간 흐른 뒤 의료진도 이날 밤은 조용히 지나갔다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간호사들은 보름밤 치고는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날 밤 근무자 중에 “흰구름(운을 가져오는 사람. 일을 몰고 다니는 의사는’먹장구름’으로 불린다)”이 많은 덕분이라고 강변했다고 신문은 놀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보름달이 개와 고양이들의 수의과 응급실 방문 기록을 높이는 것은 2007년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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