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살인죄 왕자 사형집행…”법 위의 왕족 없다” 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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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이 집행된 투르키 빈 아드 알 카비르 사우디 왕자. 사진은 2011년 9월 20일 사우디 외교관리로서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모습.[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김수진 기자 = 지구촌에서 드물게 절대왕정을 유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40년 만에 처음으로 왕족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19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사우디 내무부는 수도 리야드에서 투르키 빈 아드 알 카비르 왕자를 처형했다고 밝혔다.

카비르 왕자는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내무부는 처형 방식과 같은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AFP통신은 사우디에서 사형은 주로 칼로 참수하는 방식으로 집행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카비르 왕자를 올해 들어 사우디에서 134번째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죄수로 집계했다.

그는 2012년 12월 한 캠핑장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친구에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로 2014년 11월 사형 선고를 받았다.

사우디 내무부는 “모든 공무원은 안정을 지키고 정의를 달성하는 데 열성을 다한다”는 성명을 냈다.

살인하거나 마약을 밀매하면 사우디에서는 대체로 사형이 선고된다.

올해 1월에는 테러 유죄 판결을 받은 47명을 하루에 한꺼번에 처형해 주목을 받았다.

사우디 왕실 경호대가 궁전 밖에서 경비를 서는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우디는 절대왕정 체제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로, 사회적으로 큰 특혜를 누리는 왕족을 사형에 처하는 사례가 매우 드물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왕족을 살인죄로 사형에 처한 것은 1975년 파이살 왕을 암살한 왕의 조카 파이살 빈 무사이드 알 사우디 이래 처음이다.

처형 장면을 다룬 당시 NYT 보도를 보면 관중 1만여명이 숨을 죽인 채 망나니가 금으로 만든 칼자루를 휘두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참수가 이뤄지자 수천 명이 ‘신은 위대하다’ ‘정의가 이뤄졌다’고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사우디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질 높은 사법체계를 증명했다는 자평이 나오고 있다.

왕족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는 NYT 인터뷰에서 “국왕이 법 앞에 왕자와 다른 사람이 차이가 없다고 늘 말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의 저명한 법률가 압둘 라만 알 라힘도 트위터에 “법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며 법 앞에 귀천이 없다는 걸 시민이 알게 된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사형제를 견지하면서 집행을 지속하고 있는 사우디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앰네스티는 사우디가 작년에 158차례 사형을 집행해 이란, 파키스탄에 이어 이 부문에서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른 국제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는 사우디가 올해 들어 143차례 사형을 집행했다고 집계했다.

사우디 성직자 사형 집행 반대 시위

사우디 성직자 사형 집행 반대 시위사우디 성직자 님르 알님르의 사형 집행에 반대하는 레바논인들이 베이루트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 1. 10 [EPA=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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