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시장, 피난처도시 재정지원 중단 압박에 소송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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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람 이매뉴얼 미국 시카고 시장이 미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자를 보호하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에 연방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거듭 압박하자, 법적 대응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이매뉴얼 시장은 “시카고는 우리 가치를 바꾸라는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웰컴 시티로 남을 것”이라며 소송 계획을 밝혔다고 미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매뉴얼 시장은 “연방정부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필수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도시들과 협력해야 한다. 범죄와의 전쟁에 들어갈 자원을 줄이려고 새로운 꿍꿍이를 짜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매뉴얼 시장이 언급한 소송은 시 차원에서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날 법원에 소장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연방 법무부가 불법 이민자 구금시설 정보 등에 대해 48시간 이내 통보 의무화를 요구한 데 따른 반발이다. 이매뉴얼 시장은 연방 정부가 시 교정시설을 ‘연방화’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시카고는 미국 내에서 총기 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도시로, 트럼프 행정부는 총기 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카고 시가 총기 폭력 근절을 위해 연방의 지원이 필요함에도 불법이민자 대응 정책 만큼은 연방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반면 시카고 시는 시 또는 카운티 경찰이 연방 이민국의 불체자 단속에 협력하게 되면 시민 신뢰나 주민 자치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이민당국이 시민을 안전하게 지킬 정보를 얻기 위해 지자체에 필요한 제한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션스 장관은 “이른바 피난처 도시 정책이란 건 우리 안전을 해치는 것은 물론 범죄를 저지르는 불법입국자를 보호하며 법령을 갉아먹게 방치한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에는 총 36억 달러(약 4조 원)의 연방 재정 지원이 걸려 있다. 저소득 출산여성 보조, 도로·다리 개보수 등 난제가 산적하지만 이매뉴얼 시장은 예산 지원 상의 손해를 불사하고 트럼프 행정부에 정면으로 맞서기로 한 셈이다.

시카고 외에도 뉴욕, 뉴올리언스 등 피난처 도시 시장들이 법무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피난처 도시 시장 중 정식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매뉴얼 시장이 처음이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