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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비극…복지 사각지대와 빚의 굴레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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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비극…복지 사각지대와 빚의 굴레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오프닝: 이광빈 기자]

“마지막 집세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2014년 송파 세모녀가 남긴 마지막 말입니다.

이 사건 뒤 위기 가구 발굴 시스템 등의 대책이 마련됐습니다. 많이 개선됐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지난달 발생한 수원 세모녀 사건은 포착되지 안은 위기 가구의 비극이었습니다. 사회 공공부조의 허점이 다시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추가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요.

실효성이 있을지 김민혜 기자입니다.

[잇단 대책에도…복지 사각지대 비극 또 다시 / 김민혜 기자]

질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이른바 ‘수원 세 모녀’에게 행정의 손길은 끝내 닿지 못했습니다.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상담한 내역은 없었고, 전입신고도 하지 않은 까닭에 관할 지자체도 이들의 상황을 몰랐습니다.

현 복지서비스 체계 안에서 보듬지 못한 사각지대가 또다시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지원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위기가구를 더 찾아내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이들을 발굴하기 위한 위기정보를 39종으로 더 늘리고 맞춤형 복지 급여를 안내하는 제도 가입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홍보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에선 도움을 신청할 수 있는 핫라인 전화번호가 생겼고, 복지 서비스 비대상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가는 등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습니다.

“물론,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수급자 선정에 발굴주의 시스템을 본격 도입한 계기가 된 건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이었습니다.”

증평 모녀 사건, 성북동 네 모녀 사건 등 이후로도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빈틈을 메우는 노력은 있었습니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이른바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을 확산하거나, 위기가구 범위나 정보 가짓수를 늘리는 등 제도적 보완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부산에서도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녀가 숨지는 등 비극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완만큼이나 제도가 현장에서 원활히 돌아가기 위한 인력 보강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수원 세 모녀 사건처럼 지금의 복지 시스템으론 한계가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시급하다는 겁니다.

수원 세 모녀의 경우 건강보험료가 연체되자 건보공단이 지난해 6월부터 8차례 지자체에 정보를 알렸지만, 위기 상황 파악은 13개월이 지난 뒤에야 시작됐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보료 16개월 이상 체납자만 약 50만명, 체납 변수만으로는 우선 발굴대상에서도 밀렸습니다.

“최종 상황을 파악할 때까지 비대상자라고 등록하지 않는 그런 매뉴얼 변경 이런 건 금방 가능하겠죠. 그런데 문제는 어쨌든 찾아내고 확인을 해야 되잖아요. 이건 결국 사람이 하는 거예요. 흔히 말하는 서비스 복지라고 하는데 이런 사회 서비스가 동반이 된…”

더불어 ‘복지는 권리’라는 인식이 자연스러워질 수 있도록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좀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합니다.

연합뉴스TV 김민혜입니다.

[이광빈 기자]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계속 개선돼 왔습니다.

그런데도 수원 세모녀 사건 같은 비극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버거운 취약계층 가운데서는 기초생활보장 급여 신청 절차를 까다롭게 느끼는 이들도 많습니다.

신현정 기자입니다.

[기초생활수급 여전한 ‘문턱’…”가난도 증명해야” / 신현정 기자]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목적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돕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는 과정은 여전히 험난합니다.

건강보험료를 1년 4개월 동안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수원 세 모녀.

급여 신청은 물론 상담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모녀에게 이 제도는 ‘그림의 떡’이었을지 모릅니다.

취약계층이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봤더니, 가장 큰 이유는 절차에 있었습니다.

주소지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그 뒤를 이었는데, 수원 세 모녀 사례가 여기에 속합니다.

기초생활보장 심사에서 떨어진 사람들 가운데 20% 가량이 탈락 이유를 알지 못할 정도로 난해하기까지 합니다.

실제로 거동이 불편한 강훈석 씨는 기초생활 수급 신청을 위해 관공서를 여러차례 방문해야했습니다.

일할 능력이 없다는 걸 직접 증명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팡이도 없이 걸으라고 해요. 지팡이가 없으면 균형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잘 못 걷고… 밉보이면 저도 마이너스 점수가 나올 수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정해진 범위 내에서 노력해야죠.”

하루하루 생계가 걱정되는 이들에게 심사 기간은 너무나 깁니다.

“한두 달 기간 걸렸죠. 48만 원 가지고 살았어요. 아는 사람한테 빌리고 가게에서도 빌리고… 여기 원각사에서 얻어먹고. 공짜도 한두 번이죠.”

기초생활보장 급여 신청에 필요한 서류들을 떼봤습니다.

금용정보 제공 동의서부터 부채 증명서 등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서류도 종류가 다양한데, 여기에 1년 치 거래내역 등 관공서에서 임의로 요구하는 서류도 많습니다.

수원 세 모녀처럼 몸이 불편한 경우라면 타인의 도움 없이 신청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수원 세 모녀처럼 등록 거주지와 실거주지가 다른 경우 복지공무원에게 수사권이 있지 않은 이상 위기가정을 추적하기에는 한계가 적지 않습니다.

현장 대응 인력 부족도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위기가정을 추가로 찾아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까다로운 신청 절차, 복잡한 선정 기준 등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지원이 절실한 사람들에겐 무용지물이라는 겁니다.

“네다섯 번씩 발굴되시는 분이 계세요. 발굴되면 항상 똑같은 얘기를 들으시는 거죠. 이것 때문에 안된다, 저것 때문에 안된다 선정 기준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찾아와서 반복적으로 절망만 주고 떠나는 거예요.”

궁극적으로는 취약계층이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삶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복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이광빈 기자]

사회적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 수원 세모녀 사건.

정치권에서는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앞다퉈 약속했습니다.

복지 대상자들, 그리고 고군분투하는 복지사들의 답답한 마음을 뚫어줄, 실효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텐데요.

나경렬 기자입니다.

[정치권, 대책 마련 약속…비극 사라질까? / 나경렬 기자]

8년 전, 송파 세 모녀의 비극은 우리 사회 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극명히 보여줬습니다.

정치권은 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고, ‘송파 세 모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초 생활수급자 기준이 넓어졌고, 건보료 체납과 단수 등 위기 정보를 통해 취약계층을 사전에 찾아내는 시스템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이 대책만으로는 수원 세모녀의 비극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다른 곳에 살고 있어 실태 파악이 어려웠습니다.

‘송파 세 모녀법’의 허점, 우리 복지 시스템의 허술함이 8년 전과 같은 비극을 불러온 겁니다.

정치권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대통령부터 사각지대를 줄일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복지 정보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주거지를 이전해서 사시는 분들에 대해서 어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여당도 법 개정에 나섰습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거주지가 다른 경우에도 사회보장급여 신청과 수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입니다.

“어느 지역에서든 기초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본인이 신청을 하면 제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이 법부터 바꾸도록 할 것이고요.”

야당도 취약계층의 비극을 막아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여야 입장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이번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순탄히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이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으로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며 복지 예산의 확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5조 6천억원 줄어든 임대 주택 관련 예산과 완전 삭감된 지역화폐 지원 예산 등을 언급했는데, 정부가 약자 보호엔 관심이 없는 근거라고 했습니다.

“정말로 이것이 국민을 위한 예산인지, 고통받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걱정이 많습니다. 사각지대가 발생하거나 잘못된 정책결정, 예산결정이 나지 않도록…”

국회는 8년 전에도 ‘이런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번에 마련될 대책들은 이 약속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코너 : 이광빈 기자]

복지 사각지대 문제, 시스템이 문제일 수 있지만 모든 원인을 시스템 탓이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발굴 시스템이 계속 촘촘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지난해 정부가 직접 찾아낸 위기가구는 133만3천927명으로, 2017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습니다.

더구나,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수원 세모녀 사건으로 추가 대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책들이 세모녀 사건의 재발을 막는다고 볼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세 모녀가 발굴 시스템에서 스스로 소외를 선택한 이유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세 모녀가 왜 숨어살아야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아시다시피 빚 독촉 때문이었습니다. 압박해오는 채권자들을 피해 스스로 사회 보장 제도 밖에서 머문 것입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대책만으로, 이런 사건을 막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이유입니다.

세 모녀 사건은 지병이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가족 전체가 빈곤 속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런 가정일수록 제도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는 더 어렵습니다. 결국 고리의 사채에 의존하게 되는 것인데요. 더욱 빚의 굴레 속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물가, 고금리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돈줄이 막힌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 밖에서 돈을 급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저금리 상황에서도 이미 불법 사채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서민들이 급증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 및 상담 건수는 9천238건에 달합니다. 1년 전과 비교해 25.7%나 늘어났습니다. 고금리와 불법 채권 추심 신고는 각각 85%, 50%나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오는 10월 말부터 법무부, 경찰청 등과 함께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불법사금융 범죄에 대한 징역형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대부업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역시 수원 세 모녀 사건으로 인해 나온 정부의 대책입니다. 전문가들은 개인 빚에 대해선 개인회생 등의 방법으로 구제를 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합니다. 지자체에선 채무조정을 해주는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 같은 곳을 운영하는데요.

정보 약자들 입장에선 이런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생각하지 못할 수 있는데, 적극적으로 이런 정보를 알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클로징: 이광빈 기자]

월 5만원 이하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해 ‘생계형 체납자’로 분류된 가구는 작년 6월 기준 73만 가구에 달합니다. 행정안전부에 거주 불명자로 등록된 국민도 작년 말 기준으로 24만명이 넘습니다. 복지 위기가구는 우리 주변 도처에 있는 셈입니다.

모든 빈곤을 국가와 사회가 다 책임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약자를 위한 공공의료를 늘리고, 불법적인 고리 대부업과 추심 행위를 막을 수 있도록 사회가 나서야 합니다.

빈곤의 함정, 빈곤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끊임 없이 함께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이 땅에서 공존해야 하는 이웃입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뉴스프리즘 #기초생활수급 #복지사각지대 #건강보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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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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