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법무장관 후보 전격 사퇴…새정부 공직후보 첫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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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11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5일 만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직 후보자 중 첫 낙마 사례가 됐다.

음주운전 고백, 여성 비하 표현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른 가운데 몰래 한 혼인신고 사실 등 묵과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후보직 유지가 새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후 8시 40분께 법무부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는 꼭 이뤄져야 한다”며 “저를 밟고 검찰개혁의 길에 나아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새로 태어난 민주정부의 밖에서 저 또한 남은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과 비판에 ‘법의 지배’를 관철해야 하는 자리인 법무장관직 수행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자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무효 판결이 난 첫 번째 결혼신고 과정 등에 대해 “학자로, 글 쓰는 이로 살아오면서 그때의 잘못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며 사죄를 표명했다.

27살이던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법원에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준 가운데 세세한 해명보다는 사과와 반성으로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아들이 고교 재학 시절 퇴학 위기에 처했다가 자신의 영향력으로 징계가 경감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결코 없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아들의 퇴학 징계가 경감돼 지난해 서울대 수시 전형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정적 여론에 불을 지폈다. 이는 입시 논란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였다.

안 후보자는 이밖에 여성 비하 표현 논란 등으로 여성관이 왜곡됐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연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경력 과장 논란도 있었다. 미국 샌타클라라대 로스쿨에서 실무 박사급 학위로 인정되는 ‘Juris Doctor'(J.D) 학위를 받고 국내에서 ‘법학박사’로 자신을 소개해온 안 후보자가 장관후보자 지명 이후 ‘J.D’로 자신의 최종 학력 표기를 바꾼 것과 관련,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경력 허위 기재 논란도 일었다. 실제 활동기간은 5개월가량이었지만 국회에 제출한 경력사항에는 2년이라고 기재했다는 것이다.

안 후보자는 이날 회견에서 “(법무부 장관직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해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으나, 부적격 여론이 일면서 10시간 만에 생각을 바꿔 결국 퇴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