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다…후배들, 좋은 모습 이어가길”
눈물 참는 김연경
눈물 참는 김연경

여자배구대표팀 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삼키고 있다. 2021. 8.8. cycle@yna.co.kr

항상 씩씩하게 걸어오던 ‘배구 여제’ 김연경(33)의 발걸음은 매우 무거워 보였다.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늦게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나온 김연경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뒤 작은 목소리로 “아쉽다”며 “사실 누구도 우리가 이 자리까지 올라올지 예상하지 못했고, 우리 자신도 이렇게까지 잘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경기에 관해선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트 스코어 0-3(18-25 15-25 15-25)으로 패해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조별리그 일본전, 8강전 터키전에서 기적 같은 드라마를 쓴 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응원을 받았지만,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그는 “국가대표의 의미는 (감히) 이야기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것”이라며 “영광스럽고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가서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사실상 오늘 경기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경기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통해 후배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었을 것 같다”며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말엔 “쉬고 싶다”며 “가족들과 밥을 먹는 등 소소한 것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림픽] 마지막 올림픽 마친 김연경
[올림픽] 마지막 올림픽 마친 김연경

(도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0-3으로 패한 한국의 김연경이 표승주와 포옹하고 있다. 2021.8.8 jieunlee@yna.co.kr

다음은 경기 후 김연경과 일문일답.

— 대회 마친 소감은.

▲ 결과적으로 아쉽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 사실 누구도 이번 대회에 관해 기대하지 않았다. 우리도 이렇게 잘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관해선 후회 없다.

— 대표팀 후배 양효진이 많은 힘을 받았다고 했는데.

▲ 오랫동안 함께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고맙게 생각한다.

— 경기 후 선수들에게 해준 이야기가 있나. 끝나고 눈물을 보이던데.

▲ 웃으라고 했다. 우리는 잘한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웃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고생해서 눈물이 났다.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앞으로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해서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

— 매 경기에 집중하자고 강조한 이유는.

▲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매 경기를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그동안 외부 활동 없이 훈련했는데 향후 계획은.

▲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밖에 나가서 밥 먹고 싶다. 가족들과 소소한 것을 하고 싶다.

[올림픽] 마지막 올림픽 마친 김연경
[올림픽] 마지막 올림픽 마친 김연경

(도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0-3으로 패한 한국의 김연경이 표승주와 포옹하고 있다. 2021.8.8 jieunlee@yna.co.kr

— 국가대표의 의미는.

▲ 의미에 관해 말을 꺼내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것이다. 영광스럽고 자부심이 있는 자리다.

— 2016 리우올림픽이 끝나고 5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나.

▲ 지금, 이 순간이다.

— 이번 올림픽이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다. 준비를 끝낸 뒤 어떤 결과가 나와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훈련함과 아쉬운 감정이 들 것 같은데.

▲ 머릿속이 하얗다. 아무 생각이 안 난다.

— 준비하는 동안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 모든 순간이 힘들었다. 같이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

— 본인이 힘들 때는 어떻게 이겨냈나.

▲ 많은 선수가 도와줬다.

[올림픽] 눈시울 불거진 김연경
[올림픽] 눈시울 불거진 김연경

(도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이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김연경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눈시울이 불거진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2021.8.8 handbrother@yna.co.kr

— 배구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이번 대회는 많은 관심 속에서 치렀다. 매우 즐겁게 했다. 조금이나마 우리 배구를 알릴 수 있어서 기분 좋다. 꿈 같은 시간을 보낸 거 같다.

— 파리올림픽이 3년밖에 안 남았는데 뛸 생각 없나.

▲ 조심스럽다. 귀국 후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상 오늘(경기)이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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