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최순실 비위 몰랐고 대통령 보좌했을 뿐”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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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황재하 기자 =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측이 “안종범 전 수석과 최순실씨의 비위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에 대한 좌천성 인사 개입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대통령 업무를 보좌한 것일 뿐”이라거나 “민정수석의 정당한 업무처리”라고 주장했다. 민정수석의 정당한 권한 범위를 넘는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이 적용한 혐의와 공소사실을 정면 반박했다.

변호인은 안 전 수석과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인지하고도 직무 감찰을 하지 않았다는 혐의에 대해 “피고인은 두 사람의 비위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 수석에게 직접 지시를 했기 때문에 피고인으로서는 안 전 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관여한 것을 알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문체부 직원들의 좌천성 인사를 지시한 혐의에는 “인사 안을 문체부가 만들어왔고, 이를 대통령에 보고한 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문체부에 통보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지휘·감독권을 보좌한 것일 뿐 사적으로 권한을 행사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와 K스포츠클럽에 대한 감사 준비 지시 혐의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문체부의 예산집행을 재점검하는 건 민정수석의 적법한 업무”라고 항변했다.

CJ E&M이 고발 대상 요건에 미달함에도 공정위 관계자들을 시켜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진술하게 강요한 혐의도 “민정수석이 사정 기관으로부터 보고받고 의견을 개진하는 건 정당한 업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신을 감찰하려 하자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도 “이의를 제기한 것이지 방해한 게 아니다”라고 맞섰다.

변호인은 “특감실이 감찰 착수를 공표한 게 부적합하다고 지적하거나 특감실 직원이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휴대용 차량조회 단말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여 이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피고인이 감찰관의 특감법 위반 행위의 피해자”라면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이 전 감찰관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을 확인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되고도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해선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해 12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세월호 수사팀의 압수수색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해 국회에서 고발당한 혐의에 대해선 “국정조사 특위 활동이 종료된 뒤 이뤄진 고발로서 적법한 고발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런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국정농단 의혹을 감찰하지 않은 혐의를 지적하며 “청와대 업무 분장에 따라 민정수석은 대통령과 비선실세 의혹이 터졌을 때 진상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이런 의무를 방임하고 오히려 은폐하는 데 가담한 것은 국가기능을 현저히 저해하는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준비절차를 마치고 이달 16일을 첫 공판기일로 정했다. 준비기일과 달리 정식 공판에선 피고인이 출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