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지진보다 태풍이 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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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 경주 유실 도로(경주=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6일 오후 경북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서안길 일대 도로에서 한국전력과 육군 2작전사령군 관계자들이 태풍 ‘차바’에 유실된 도로를 복원하고 있다. 2016.10.6

(경주=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펑, 펑, 펑 소리가 나며 하얀 불이 번쩍하더니 전봇대가 다 쓰러졌습니다.”

6일 오후 경북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주민 박금희(65·여) 씨는 태풍 ‘차바’를 떠올리며 “지진 때보다 태풍이 더 무서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5일 양남면에는 약 28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마을 중심을 통과하는 서안천은 손 쓸새 없이 범람했다.

강물이 순식간에 역류해 도로 500여m, 마을을 잇는 다리 10여m가 떠내려갔다.

유실 도로 사이사이에 방치한 자동차, 오토바이 등은 당시 상황을 가늠케 했다.

불어난 물에 강바닥에 쌓여있던 바위가 집을 덮쳤다.

주민 전상근(70) 씨는 “강물이 넘쳐 흐르며 큰 돌이 집 마당에 차고 들어왔다”며 “누전 사고가 날까 봐 겁이 났다”고 말했다.

낮은 지대에 사는 주민 10여 명은 태풍이 지나갔지만, 여전히 고지대 이웃집에 대피해 있다.

한 할머니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논이 사라지고 도로가 끊겼다”며 “경운기, 트랙터, 자동차 모든 게 다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상계리 주민은 이틀째 물도, 전기도 없이 바깥 동네에서 겨우 생수만 구해 마시고 있다.

이날 육군 제2작전사령부가 항공작전사령부 헬기 치누크(CH-47)로 한국전력의 150kW 비상 발전기를 싣고 오자 한숨 놓는 분위기다.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상계리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양남면 곳곳에는 고립 가구들이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양남면 한 주민은 “우리는 그나마 오늘 전기가 들어온다”며 “다리가 끊긴 건너편 마을은 한동안 전기 없이 지내야 한다고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정상 모습을 찾기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양남면사무소 관계자는 내다봤다.

지진에 이어 태풍까지 겹친 경주는 만신창이가 됐다.

평소라면 관광객으로 북적대야 하는 황남동 일대에는 인적이 끊겼다.

형산강 둔치에는 군인과 의경들이 복구에 힘을 쏟았다.

도로마다 뿌리째 뽑힌 가로수를 치우고 쓰러진 벼를 세우느라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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