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충격속 美자선야구대회, 쾌유기원·단합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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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이귀원 기자 = 하루 전 발생한 총기 난사의 충격에도 15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의회의 자선 야구대회는 부상자의 쾌유를 빌고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결의와 화합을 다지는 장으로 승화됐다.

미 의회는 이날 밤 워싱턴DC를 연고지로 하는 미 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인 ‘내셔널스 파크’에서 연례 자선 야구대회를 열었다. 1909년에 처음 시작돼 올해로 56회째를 맞았다.

전날 민주당의 열혈 지지자인 제임스 T. 호지킨슨이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의 한 야구장에서 훈련 중이던 공화당 의원과 관계자, 의회 경찰 등에게 총기를 난사, 스컬리스 의원을 포함한 5명이 크게 다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지만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날 자선 야구대회는 민주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미 의회 전문지 더힐이 전했다.

대신 부상자들에 대한 연대와 공격행위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 스컬리스 의원 등 부상자의 쾌유를 기원하는 표시로 공화, 민주 양당의 의원과 관중 등 2만5천명 가량이 운집했다.

이번 총격사건으로 발목을 다친 공화당 로저 윌리엄스(텍사스) 의원은 목발을 짚고 라인업에 합류했고, 교전 끝에 범인을 사살하고 자신도 부상을 입은 의회 경찰관 데이비드 베일리는 시구했다.

총기난사 부상자들의 쾌유를 비는 기도중인미 의원들
[AFP=연합뉴스]

총기난사 부상자들의 쾌유를 비는 기도중인미 의원들 [AFP=연합뉴스]

관중들은 포효했다.

출전 선수들의 명단이 발표된 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스컬리스 의원의 이름이 호명되고, 야구장의 대형 스크린에는 그의 사진이 투사됐다.

관중들은 대거 스컬리스 의원의 쾌유를 비는 신호를 표시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스컬리스는 강하다”고 외쳤다.

출전한 의원들은 2루 베이스 모여, 무릎을 꿇고 스컬리스 의원의 완쾌를 비는 기도를 올렸다. 전날 알렉산드리아 야구장 총기난사에서 스컬리스 의원이 총격을 당한 같은 2루 베이스를 상징적 장소로 삼은 것이다.

메디스타 워싱턴 병원에 입원 중인 스컬리스 의원은 3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슬프지만 우리가 그것(자선대회)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훌륭한 것”이라고 이날 행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팀을 나눠 시합을 펼쳤지만 양당 소속 의원들은 같이 나란히 앉아 화합을 과시하는 장면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오늘 밤 자선 야구대회를 진행함으로써 우리는 위협과 폭력,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에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게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합에서 공화당을 11대2로 대파, 지난해의 패배를 설욕한 민주당은 승리 트로피를 공화당 측에 넘겼다.

트로피는 스컬리스 의원 사무실이나 병실에 전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도 이날 경기장을 찾았으며,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 동료’ 이름으로 5만 달러를 기부했다. 숀 스파이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자선대회에는 150만 달러가 모금됐다고 더힐은 전했다. 지난해 모금액 50만 달러의 3배에 달하는 액수다.

입장권 판매액을 포함한 모금액 전액은 순직 의회 경찰 가족과 청소년 단체, 문화예술 단체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