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FDA, 효과 검증 안된 약품 시판 무더기 승인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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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품의약국(FDA)[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의약품 등을 쉽게 승인해줘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세계적 제약회사 대표들과 백악관에서 만나 의약품 가격을 내리라고 압박하는 한편 제약산업 관련 규제들을 대폭 철폐·완화하겠다는 당근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시판승인 관련 규제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철폐할 것이라며 이런 방향으로 FDA를 이끌어갈 ‘환상적인 인물’을 곧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보호단체나 과학계는 물론 제약업계조차도 오히려 트럼프가 FDA를 뒤흔들어 ‘필요 이상으로’ 규제를 완화하려는 것을 우려한다.

미국은 1960년대 진정·최면제 탈리도마이드 복용 임신부에서 수많은 기형아가 태어난 사건 이후 의약품과 식품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규제를 강화해왔으며 이 분야에서 세계적 선도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하에서 지난 50년 이상 이어져온 FDA의 정책 기조와 소비자보호 조치들이 완전히 뒤집힐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

현재 차기 FDA 국장으로 가장 유력시되는 인물은 짐 오닐이다. 오닐은 대선 때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를 유일하게 지지한,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의 측근이며 틸이 설립한 투자회사 ‘미스릴 캐피털 매니지먼트'(MCM)의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오닐 외에 후보로 거론되는 FDA 출신이자 제약 및 바이어업계에 오래 몸담아온 스콧 코트리브와 바이오테크 및 의료기업체 임원 출신인 조지프 걸포 역시 대표적 규제 완화론자이자 친기업적 인물이다.

제약업계와 과학자들은 이 중에서도 오닐이 FDA국장이 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조지 W 부시 정부 때 보건복지부(HHS)에서 정책 담당 차관보를 지내기도 한 오닐은 일단 안전성만 입증되면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시판을 허가해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신약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일단 사람들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사용을 시작토록 합법화해준 다음 실제 사용 과정에서 효과를 사후 검증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지 부시와 빌 클린턴 정부 때 FD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케슬러 박사는 약품, 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혈액 공급 등 모든 건강과 관련된 제품이 FDA 손에 달려 있고 엄격한 효과 및 부작용 검증과정은 세계적 부러움의 대상이라면서 트럼프 정부가 이를 훼손할 것을 우려했다.

사실 새로운 약물이 개발되어도 약효와 부작용을 검증하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90%가 실패하며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는 최소 5년 이상 걸린다.

FDA는 지난달 초기 연구 단계에선 매우 유망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탈락한 22개 약품 목록을 발표한 바잇다. 또 FDA 승인을 받은 뒤에도 심각한 부작용 등으로 시판이 금지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트럼프 정부가 관련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 또는 철폐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한 조항이 많다는 점에서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현행 규정을 느슨하게 해석해서 특정 임상시험, 특히 비용이 많이 들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대규모 임상시험 관련 규제를 우회적으로 대폭 완화 내지 철폐할 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잇다.

과학계와 보건의료계에선 이는 ‘유사과학’ 에 기반한, 입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시장에 나올 문을 열어주고 시민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제약업계도 이런 식의 규제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가짜약이나 엉터리약과 획기적 치료제를 구별하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바이오테크 기업인 앨닐럼 파머수티컬의 경영자 존 매러개노어는 “우리는 코카콜라나 펩시콜라를 파는게 아니다. 약품은 환자들이 맛을 보고 선호도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게 아닌 생명을 구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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