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의 역설’…준 사람들 줄줄이 구속, 받은 정유라는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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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보르<덴마크>=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한국 특검으로부터 송환 요구를 받는 정유라 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된 뒤 올보르 구치소에 구금된 가운데 17일로 48일째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며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

정 씨는 특검으로부터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점 특혜 의혹, 삼성의 승마지원을 빌미로 한 제3자 뇌물공여 연루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정 씨는 ‘불법지원과 특혜의 수혜자’라는 의혹을 사고 있지만 범죄인 인도(송환) 절차라는 국제법의 사각지대에서 법적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흑심’이 있어서든, 타인의 압력에 의해서든 정 씨에게 불법 특혜를 제공했던 사람들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법의 심판대에 서는 처지에 놓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연합뉴스 PG]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연합뉴스 PG]

특검과 삼성 측의 치열한 법리 싸움 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17일 구속되면서 불법 특혜를 ‘준 자’와 ‘받은 자’ 간의 대비가 극명해지고 있다.

이 부회장에 앞서 정 씨를 이화여대에 부정하게 입학시키고 학점 특혜까지 준 혐의로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을 비롯해 5명의 교수가 줄줄이 구속돼 대학 연구실 대신 구치소에 수감돼 법원을 오가며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구속(CG)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구속(CG)[연합뉴스TV 제공]
이화여대 남궁곤·김경숙 교수 직위해제(CG)

이화여대 남궁곤·김경숙 교수 직위해제(CG)[연합뉴스TV 제공]

물론 정 씨도 덴마크 경찰에 체포돼 올보르 구치소에 구금된 상황이지만 한국 송환 여부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라서 신체의 자유를 속박 받고는 있지만 귀국했다가 구속돼서 한국의 구치소에서 지내는 것과는 천양지차의 생활이라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특혜의 역설’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불법 특혜를 준 사람은 처벌되고, 받은 사람은 면죄부를 받느냐는 것이다.

정유라, 구치소 생활 48일째…피자 주문ㆍTV 시청 가능(CG)

정유라, 구치소 생활 48일째…피자 주문ㆍTV 시청 가능(CG)[연합뉴스TV 제공]

이런 가운데 덴마크 검찰은 오는 20일이나 21일께 정 씨에 대한 송환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검찰은 그동안 한국 특검이 보내온 범죄인 인도(송환)요구서에 나열된 정 씨 혐의와 현지 경찰의 대면조사 결과, 한국 특검에 추가로 요청해 받은 자료 등을 토대로 정씨가 강제송환 대상인지 면밀히 검토해왔다.

검찰은 사실상 정 씨를 송환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그동안 이를 뒷받침하는 법률적 근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환을 결정할 경우 정 씨가 이에 불복,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할 것이 확실시돼 법정싸움에서 송환 결정이 뒤집히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물론 검찰이 한국 특검에 요구한 자료를 금주 초에나 받은 점을 이유로 내세워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추가 연장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어쨌든 검찰이 내주 초든, 그 이후이든 정 씨의 한국 강제송환을 결정하더라도 정씨가 이에 불복해 소송전이 시작되면 정 씨의 송환은 불투명해질 수 있고, 성사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정 씨는 최소한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서 두 차례 공방을 벌이며 시간을 끌 수 있고 이후에도 송환을 거부하기 위한 각종 편법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 달 보름 이상을 구치소에서 지내고 있는 정 씨는 변호인과 수시로 만나 검찰의 송환 결정이나 향후 소송 대책을 수차례 논의했고, 21개월 된 아들과도 몇 차례 면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그러나 지난달 30일 법원에서 구금 재연장을 결정한 이후에는 주덴마크 한국대사관에 일절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대사관측도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해 정씨가 영사면회를 요청하기 전에는 정 씨를 접촉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구금 재연장 심리에서 정 씨는 주덴마크 한국 대사가 자신의 전남편이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다는 말을 전하며 송환을 압박했다고 주장, 논란이 일었다.

당시 대사관 측은 이에 대해 최재철 대사가 정 씨에게 그런 얘기를 전한 사실도, 만난 적도 없다고 반박하면서 다만 대사관 직원이 정 씨를 면회했을 때 정 씨가 먼저 그런 사실을 물어와 답변해준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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