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사이 전국 고교서 성추행 얼룩…”침묵의 코드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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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전국 곳곳의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경찰 조사로 확인되면서 교단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달 경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체육 교사가 여학생 25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한 달 사이 경기, 서울, 부산의 고등학교에서도 성추문이 터져 나왔다.

◇ 부적절한 접촉…피해자도 다수

전북의 한 고등학교 체육 교사 A씨는 지난달 7일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A교사는 체육수업 시간 여학생 35명의 신체를 만지고 교무실에 따로 불러 성희롱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지난달 경기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 인권과 안전생활을 담당한 김모(52) 교사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여학생 31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김 교사는 체육수업 도중 여학생들에게 안마해달라며 자신의 엉덩이 부분을 만지게 하고 자신도 여학생들의 신체 부위를 만진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같은 학교 한모 교사도 2015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복도에서 마주친 여학생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55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는 교사가 여학생 2명을 성추행했다가 여학생 체육복에서 DNA가 검출되며 구속되기도 했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남교사 4명이 여학생 21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 “침묵의 코드를 깨라”

교사 성추행 사건의 공통점은 피해자가 많고 범행이 공공연하게 일어났다는 점이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특정인이 아니라 다수가 피해자라는 사실은 성범죄에 대한 교사의 인식이 매우 낮다는 것을 말한다”면서 “처음부터 목적을 갖고 추행했다기보다는 신체접촉이 반복됐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교육의 경계를 허물고 성범죄로 전락한 경우”라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공공연한 범행에서 교사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잘 알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친밀감의 표시와 성추행의 경계 선상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우월적 지위에 있는 자신들에 대한 신고가 쉽지 않음을 너무 잘 알고 이런 기회를 악용해왔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동안 우월적 지위를 과시해왔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북지역의 성추행 A교사는 학생생활기록부 작성 권한으로 학생을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이런 위계질서 때문에 교단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해서 학생이나 동료 교사가 신고를 꺼리는 ‘침묵의 코드’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런 침묵의 코드를 깨려면 학교의 문제를 밖으로 쉽게 알릴 수 있는 통로 마련과 제3의 기관에 의한 전수 설문조사 방식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추행 혐의로 수사가 이뤄지는 부산의 한 학교에서는 애초 교사 1명에 대한 신고만 접수됐는데 경찰과 교육청이 전수조사를 통해 교사 3명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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