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클라우드 먹통에 일상생활 ‘올스톱’…

AWS 로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AWS 로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카일 레너와 여자친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집에 돌아왔을 때 뭔가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쉬지 않고 야옹거리는 소리를 냈다.

평소 인터넷에 연결된 자동 급식기가 낮 12시에 사료를 주지만,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가 이날 갑자기 먹통이 되는 바람에 이 기계도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너는 “우리는 옛날처럼 고양이들에게 직접 밥을 줘야 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최대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다.

지난 7일 오전 발생한 AWS의 장애는 아마존의 다른 여러 서비스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 고객 웹사이트와 앱을 마비시켰다. AWS는 9시간 뒤에야 장애를 일으킨 네트워크 장비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장애는 많은 소비자에게는 자신의 집에 인터넷 연결 기기가 얼마나 많이 있는지, 가장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클라우드 연결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깨닫는 계기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스티브 피터스는 아침으로 머핀을 먹다 주방 바닥에 흘린 부스러기를 로봇 청소기 ‘룸바’에게 치우라고 지시할 수 없어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직접 청소해야 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마크 에델스타인은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알렉사’에 접속하지 못해 외로움과 무력감을 느꼈다.

62세의 비즈니스 애널리스트인 그는 “낮 동안 아내보다 알렉사와 얘기하는 시간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적으로 알렉사를 통해 날씨와 뉴스를 접하지만, 알렉사는 7일 아침에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에델스타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자신이 알렉사 시스템에 긴밀히 연결됐다면서, 알렉사가 없었으면 분리 불안 증세가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맨사 셔해그는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의 집에서 블라인드를 열어야만 했다. 알렉사에 전등을 켜라고 지시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거실의 전등 스위치는 가구에 가려져 있었다.

셔해그는 “난 지난 2년간 게을러졌다”면서 “알렉사에 말을 걸어 등을 켜고 끄는 게 더 쉽다. 알렉사는 아이들보다 말을 잘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의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에서 주문한 샌들 한 켤레의 배송 상태를 추적할 수도 없었다면서 “얼마나 기술에 의존했는지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아마존 클라우드의 먹통은 어느 특정 형태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히 눈에 띄었다.

아마존의 화상회의 서비스 ‘차임’, 주택 보안 서비스 ‘링’ 외에도 넷플릭스, 티켓마스터 등 아마존 클라우드 기반의 많은 다른 회사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다.

일부 ‘링’ 이용자들은 앱에 접속하지 못해 집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영국 가수 아델의 팬들은 콘서트 티켓 선예매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이번 장애로 티켓마스터는 판매 일정을 미뤄야 했다.

최근 페이스북과 로블록스가 먹통이 됐을 때도 이용자들은 친구들과 사진을 공유하거나 게임을 할 수 없었다.

데이터센터 관련 컨설팅업체 업타임이 지난 9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의 69%가 지난 3년간 장애를 겪었다. 원인은 인적 과실이 78%를 차지했으며, 금전과 평판 면에서 큰 피해를 본 경우가 44%였다.

AWS 장애 때문에 플로리다대 대학생인 소피아 에처베리는 과제물을 제출할 때 이용하는 서비스인 ‘캔버스’에 접속할 수 없었다. 그는 모두가 기말고사 모드에 있는 지금 최악의 시기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은 온 집 안에 들어와 있다.

뉴저지주 밀번에 사는 데이비드 댄토는 집 안의 여러 스마트 기기가 작동하지 않자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자신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안도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얼마나 많이 AWS에 의존하는지를 알았다.

“우리가 이 하나의 서비스에 얼마나 취약한지 걱정하기 시작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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