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에서 백악관 안보사령탑 사퇴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러시아 내통 논란 속에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이 사임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문들에 미 의회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 수사당국이 플린을 부임 직후 이미 불러 러시아 내통 의혹을 조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조사 내용을 두고 궁금증도 증폭되는 상황이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플린을 불러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 문제를 조사했다.

플린은 지난해 말 키슬략 대사와 전화와 문자로 접촉하면서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폭로돼 결국 낙마했다. 플린이 제재 해제 논의 사실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거짓 해명을 한 게 낙마의 결정적인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14일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를 한 플린이 FBI에서 ‘진실’을 얘기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NYT는 플린이 “FBI 조사에서 뭐라고 말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조사 이후 일주일이 넘게 러시아 대사와의 대화에서 러시아 제재 논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또 플린이 FBI에서 정직하지 않았다면 중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내정자 신분이었던 플린이 러시아 대사와 접촉해 외교 문제를 논의한 게 ‘로건법'(Logan Act)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있다. 로건법은 민간인의 외교정책 관여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백악관은 이에 상황을 검토한 결과 플린이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에서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플린

플린[AFP=연합뉴스]

샐리 예이츠 전 법무장관 대행이 지난달 26일 백악관에 플린이 거짓 보고로 러시아의 협박에 취약할 수 있다고 알렸다는 점에서도 뒷말이 많다.

백악관이 플린의 거짓 보고를 몇 주간 아는 상태로 재빠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민주당은 물론 친정인 공화당의 비판에도 시달리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연계 의혹을 FBI가 나서서 수사하라며 공개 촉구했다.

존 코린(텍사스)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와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로이 블런트(미주리) 상원의원 등 공화당 인사들도 이번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플린과 러시아 대사와의 전화 내용이 유출되는 과정에서 플린의 권리가 침해받았다며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은 “자신의 전화 내용이 녹음되고 나서 언론에 유출된 미국 시민(플린)을 우리는 보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FBI에 물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다만 “FBI는 미국에 있는 외교관을 포함해 해외 정보수집 대상의 대화를 엿들을 폭넓은 법적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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