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홍지인 김동호 기자 = 범보수 진영에 속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하거나 당론에 근접시켰다.

특히 두 정당은 앞으로 중도성향의 국민의당과 함께 분권형 대통령제를 공통분모로 단일 개헌안 마련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여당인 한국당은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한 개헌안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권력구조 개편은 현재의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를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으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내부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통령의 행정부 수반 지위를 삭제하되 국가원수 지위는 유지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또 “국회가 총리를 뽑되, 30일 안에 뽑지 못하면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토록 하자”며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내각제 요소를 가미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은 당 개헌특별위원회에 권력구조 개편 관련 개헌안 성안을 위임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밤 의원총회를 열어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또 19대 대선의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하고, 대선 전에 개헌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정우택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2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바른정당은 이 같은 내용이 권력구조 외에 다른 개헌 사항들은 당 개헌특위 위원들에게 위임하고, 개헌특위의 논의와 당 내외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개헌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소속 국회 개헌특위 위원들은 지난 17일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전제로 2020년부터 6년 단임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마련했다.

국민의당은 개헌안 부칙에 발효 시점을 2020년으로 명시하고 제19대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가 동시에 이뤄지도록 했다.

국민의당은 당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보고받았으나, 당의 안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개헌안은 우리 당의 최종안이 아니지만 개헌의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앞으로 의원들과 지역위원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고쳐나갈 것이다. 우리 당의 최종안이라고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민주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동시에 추진키로 방향을 정한 것은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독주에 맞서 대선전 개헌을 고리로 대선판을 흔들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21일 회동, 여야 3당의 단일 개헌안을 마련하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분권형 개헌’ 추진에 대해 “우리당과 전적으로 입장이 전적으로 동일하고 대선 전에 개헌 로드맵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우리와 같다”고 환영했다.
박지원 대표(왼쪽)등 국민의당 지도부가 지난 2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수석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좋은 선택”이라며 “개헌을 위해서 같이 노력해나가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3당이 총론적으로는 분권형 개헌을 매개로 단일대오를 보이고 있지만 각론에 들어갈 경우 합의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줄인 이원집정부제 형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반면 국민의당은 대통령 6년 단임제로 가닥을 잡고 있다.

특히 이들 3당이 개헌 정족수(200명 이상)를 채우려면 민주당 내에서 개헌에 적극적인 비문(비문재인) 진영을 끌어들여야 하지만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대선전 개헌을 추진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할 경우 여의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권력구조만을 원포인트로 개헌해 선거에 유리하게 써먹으려는 정략적 개헌은 안된다”며 “그런 개헌에 과연 국민이 동의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어 “권력구조 외에도 국민주권과 국민에게 필요한 내용이 개헌에 반영돼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전부 논의하기에는 대선 전까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여론조사를 봐도 국민들은 대선전 개헌이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다만 “아직 개헌과 관련한 당론 채택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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