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보배 기자 = 검찰이 31일 한국에 강제송환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를 상대로 이화여대 부정입학·학사비리 의혹과 삼성의 특혜 지원 의혹 등 주요 혐의와 관련해 강도 높게 추궁했다. 정씨는 주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 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체포 상태인 정씨에 대해 피의자 신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에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수사 당시 삼성 등 대기업 뇌물수수 의혹을 파헤친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 소속 검사들이 먼저 투입됐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 이대 부정입학·학사비리와 관련된 업무방해 혐의 ▲ 삼성의 승마 지원 등 제3자 뇌물 혐의 ▲ 독일 부동산 구입 등과 관련한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와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 김경숙 전 학장 등을 기소하면서 정씨를 업무방해 혐의 공범으로 입건했으나 수사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정씨 사건 처리를 검찰에 넘겼다.

아울러 검찰은 삼성이 독일 법인인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로 개명)로 보내준 돈 78억원가량이 대부분 정씨를 위해 쓰인 점, 정씨가 어머니와 더불어 코어스포츠의 주주였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삼성 측의 자금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정씨의 관여 여부를 규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정씨는 자신 명의로 비덱스포츠 법인이 소유한 독일 비덱타우누스호텔 인근에 주택을 샀던 것으로 알려져 구매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외국환 거래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아울러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을 최근 참고인으로 소환해 정씨가 2015년 신고 없이 현금 2만5천 유로를 갖고 독일로 나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씨에게 관련 의혹이 사실인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그러나 이날 조사 과정에서 ‘모른다’거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자주 하면서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덴마크 현지 언론 인터뷰와 범죄인인도 청구 거부소송 과정에서 승마 특혜 지원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해 어머니 최씨가 모든 일을 처리했고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으로 일관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에도 “제가 모든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아는 사실이 별로 없다”면서 검찰 조사를 앞두고 단단히 방어막을 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정씨는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장기간 지켜본 인물로 알려져 그가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그의 진술 내용에 따라 사실상 종결된 관련 수사가 재개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돈 봉투 만찬’ 사건 여파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인 서울중앙지검장이 이영렬 전 지검장에서 윤석열 지검장으로 교체되고 나서 진행되는 첫 중요 사건 수사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검찰은 이날 자정 무렵까지 정씨를 조사하고 서울남부구치소에 보내 휴식하게 한 뒤 내달 1일 다시 불러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어머니 최씨도 같은 구치소에 수감됐지만, 교정 당국은 두 사람이 접촉하거나 조우하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 수용할 방침이다.

정씨의 체포 시한은 2일 오전 4시 8분까지다.

검찰은 조사 대상 의혹이 광범위하고 정씨가 국정농단 수사 본격화 이후 해외에서 도피 행각을 이어온 점에서 도주 우려 등을 들어 이르면 내달 1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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