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들이 국정농단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해 검찰에 넘긴 이 문서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 국정농단 사건 연루자들의 혐의를 다투는 재판에서 막판 중요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이 중에는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준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다는 검찰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담긴 자료가 적지 않다.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조사’라는 제목으로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 → 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삼성의 당면 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등의 문구가 포함된 자료 등이 대표적이다.

청 대변인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 발견"

청 대변인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 발견”(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고 김영한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로 보이는 문건 등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 자료를 캐비닛에서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7.7.14 scoop@yna.co.kr

다만 이 문건들이 유죄의 증명자료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단계가 많다.

우선 문건이 조작이나 위·변조 없는 진정한 문서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건의 작성자와 작성 정황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하지만, 청와대는 아직 이 부분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진정한 문서로 인정받았더라도 증거능력을 인정받아야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것인지, 강압적으로 작성된 자료인지, 작성자가 직접 체험한 내용을 적은 것인지 등을 따져 ‘증거로 쓸 수 있는’ 법률상 자격인 증거능력을 인정한다.

증거능력이 인정되더라도 문건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뇌물을 주고받은 사실을 증명하느냐는 재판부의 자유로운 판단에 달렸다. 그 내용이 특정인의 혐의가 유죄임을 입증할 만하다고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특검과 검찰이 남은 변론 과정에서 문건의 내용을 얼마나 입증하느냐가 관건이다.

법조계는 이 문건들이 뇌물을 주고받은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기록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안종범 수첩’처럼 혐의사실을 추측하게 하는 간접증거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간접증거는 직접 증거와 결합해 혐의사실을 인정하는 재판부의 판단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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