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다음 달 25% 요금할인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이동통신 3사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통 3사는 9일 반대 취지의 의견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가세한 정부의 움직임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3사가 의견서를 제출한 이날 공교롭게도 방통위와 공정위는 3사를 상대로 각각 실태 점검과 담합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

방통위는 이날부터 25일까지 이통 3사가 약정할인 기간이 만료되는 가입자에게 요금약정할인제를 제대로 고지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통신 3사의 요금제 담합 의혹과 관련해 현장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6월 말 통신 3사의 데이터 요금제 담합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참여연대에 “요금이 유사하다는 자체만으로 담합을 곧바로 인정하기는 곤란하다”며 “앞으로 다각도로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답변한 지 한 달 반 만에 실제 조사에 착수한 셈이다.

이동통신 3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공교롭게 의견서를 제출하는 날 다각도에서 조사가 들어오다 보니 정부가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날 3사가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요금할인 인상의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경영 활동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취지의 부정적인 의견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인상 근거로 든 고시 내용의 ‘100분의 5 범위’가 5%포인트가 아닌 현행 할인율 20%의 5% 즉 1%포인트이며, 할인율을 25%로 올리면 지원금을 받는 구매자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어 소비자 차별이 발생하는 점, 매출 감소로 미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의 반발에도 정부는 예정대로 9월부터 25% 요금할인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의견서를 접수한 뒤 추가 검토와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쯤 요금할인율을 25%로 올리는 행정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는 정부의 대표 통신비 인하 정책인 만큼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요금할인 가입자에까지 일괄로 적용토록 하는 것은 법적으로 무리이므로, 신규 약정자에게 일단 우선 적용토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규 가입자에 우선 적용할 경우 이통 3사의 매출 피해 규모가 크게 줄어 이통사가 수용할 만한 안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는 25% 요금할인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거론해 왔지만, 전방위 압박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이미 내부에서는 정권 초기부터 정부와 소송전에 나서는 것은 여러모로 위험 부담이 크고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여론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통 3사는 정부의 행정처분 통지서를 받으면 최종 대응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25% 요금할인을 둘러싼 이통사와 정부 간 소송전은 다음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은 정부의 규제를 받는 산업인데 과기정통부에 이어 방통위, 공정위까지 나서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라며 “정부와 최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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