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검찰에는 지난 10여 년간 제기됐던 정치권 관련 각종 의혹이 여·야, 진보·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고 수사 대상으로 점점 쌓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16일 일선 부서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한 사건들만 봐도 수사 대상에 박근혜·이명박·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앞선 3명의 전직 대통령 이름이 직·간접적으로 포함돼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보고일지를 조작하고 위기관리지침도 불법 변경했다는 의혹은 전국 특별수사 선임 부서인 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김경준 전 BBK 투자자문 대표를 압박해 ㈜다스에서 투자금을 먼저 회수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BBK 주가조작 사건’ 피해자가 이 전 대통령 등을 고발한 사건은 특수부를 관할하는 3차장 산하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맡았다.

중앙지검은 이어 자유한국당에서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씨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외에도 검찰에는 이미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각종 의혹 사건이 쌓여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노무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수단체에 대기업 자금을 대주고 친정부 시위에 동원했다는 ‘화이트리스트’ 의혹,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를 거쳐 검찰에 넘어온 민간인 외곽팀 사이버 여론조작 의혹, 문화예술인·방송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블랙리스트 작성 관리’ 의혹,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옛 야권 인사들의 정치활동 제압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의혹도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정원 개혁위에는 북방한계선(NLL) 정상회담 공개 등 앞으로 계속 조사를 진행해 필요한 경우 수사를 의뢰할 예정인 주제들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 2007년 대선 정국에서 처음 제기된 이후 끊임없이 재생산됐던 BBK 의혹,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돼 봉인 처리됐던 금품수수 의혹,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세월호 사건까지 검찰의 수사 리스트에 올랐다.

사실상 지난 10년간 벌어진 각종 정치적 공방의 소재들 대부분이 검찰로 한꺼번에 밀려드는 모양새다.

검찰은 기본적으로 접수한 사건들의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해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건 하나하나에 상당한 정치적 폭발력이 잠재돼 있다고 평가받는 만큼, 검찰도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향후 진행 경과와 그에 따른 파장이 주목된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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