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헌 방현덕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추선희 전 사무총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17일 오후 국정원법 위반, 명예훼손, 공갈 등 혐의로 추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추씨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9년부터 국정원 직원과 공모해 각종 정치 이슈에서 정부와 국정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제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시위 과정에서 허위 사실 유포로 배우 문성근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2013년 8월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치면서 시위 중단을 대가로 CJ 측으로부터 현금 1천만원과 1천20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 등 2천200만원대 금품을 갈취한 혐의도 적용됐다.

당시 어버이연합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은 CJ E&M이 제작한 SNL코리아의 정치풍자 코너인 ‘글로벌 텔레토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폄훼했다며 프로그램 폐지를 촉구하는 규탄시위를 벌였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는 2011년 국정원이 ‘박원순 제압 문건’에 담긴 계획에 따라 어버이연합 회원들을 사주해 박원순 서울시장 반대 가두집회를 개최한 사실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직후 국립서울현충원 앞에서 벌인 ‘DJ 부관참시’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검찰은 이 퍼포먼스를 기획한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추씨가 국정원 정치개입 활동의 실무 책임자인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과 직접 접촉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데 핵심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추씨는 지난 10일 소환 당시 기자들과 만나 “중소기업들이 어르신들 열심히 하고 노인복지에 고생하니 후원해준다고 해서 받은 것밖에 없다. 어버이연합은 피해자”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국정원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국정원 돈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시위나 퍼포먼스도 국정원 지시와 무관한 자발적 행동이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추씨의 신병을 확보해 국정원의 조직적 지시·공모 관계를 파헤칠 계획이다.

추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8일 오후나 19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검찰은 국정원이 수사의뢰하는 사건이 더 늘어날 것에 대비해 국정원 전담 수사팀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날 국정원 개혁위는 추명호 전 국장의 직권남용 및 비선 보고 의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청원 의혹 조사 결과와 관련해 국정원에 수사의뢰를 권고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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