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대운 방현덕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뿐만 아니라 국제적 인권상인 ‘라프토상’ 취소 청원 공작에도 나선 사실이 드러났다.

19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 등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은 2010년 3월 김 전 대통령의 라프토상 취소공작 계획을 당시 원세훈 원장 등 수뇌부에 보고했다.

심리전단은 ‘보안’으로 분류한 내부 보고서에서 노벨평화상을 취소시키려면 이에 앞서 받은 권위 있는 인권상인 라프토상을 취소시키는 ‘단계적인 공작’이 필요하다면서 자유주의진보연합 간부를 통해 노르웨이의 라프토상 시상단체에 서한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김대중이 김정일에게 뒷돈을 주고 한 남북정상회담을 공적으로 받은 노벨평화상을 취소시키겠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은 국정원이 자유주의진보연합 간부를 통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김 전 대통령의 노벨상을 취소해달라는 청원 서한을 보낸 직후다.

국정원은 16일 이명박 정부 시절 심리전단이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하고 노벨상 취소공작에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은 내부 문건을 바탕으로 자유주의진보연합 간부가 노벨위원회 외에 라프토상 단체에도 취소 청원 서한을 보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추모 열기가 형성돼 이명박 정부 국정 운영에 부담된다고 판단해 고인을 깎아내리는 심리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국정원은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앞세워 ‘DJ 부관참시’ 퍼포먼스 등 국립묘지 안장 반대 시위에 나서게 하는 등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하는 일련의 정치 공작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발전, 인권 신장, 남북 대화를 통한 동북아 긴장 완화 등의 공적을 인정받아 2000년 12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앞서 그해 11월에는 노르웨이의 반독재 인권운동가인 토롤프 라프토 교수를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라프토상을 수상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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