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직장 선배의 5살 아들을 모텔에 데려갔다가 3일 만에 숨지도록 한 사건과 관련, 범인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다면 살릴 수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신 유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범인 안모(29·일용직 근로자)씨는 24일 경찰 조사에서 “박모 군이 숨지기 2∼3시간 전에 인공호흡을 하고 따뜻한 물을 수건에 적셔 몸을 닦아주는 등 마지막까지 생명을 살리려고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유전자 검사와 부검 결과가 한 달여 후에 나오지만 안씨 진술이 사실이라면 일단 뇌진탕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군은 지난해 10월 2일 평소 삼촌처럼 지내던 안씨를 따라갔다가 3일만인 5일 새벽 1시께 모텔에서 숨졌다. 박군 아버지의 뒤늦은 경찰 신고로 1년만인 지난 17일 구미시 낙동강 산호대교 아래에서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안씨 진술을 그대로 믿는다는 가정 아래 박군은 감금된 3일 동안 모텔에서 기력이 많이 빠진 상태로 지내다가 숨졌다.

안씨는 작년 10월 2일 새벽 키즈카페에서 박군을 데리고 나온 뒤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갔다. 그는 목욕시키는 과정에서 박군이 3∼4차례 넘어져 목욕탕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한다.

날이 새자마자 구미 한 모텔에 박군을 데려다 놓고 출근했다가 다음 날 모텔에 가보니 옷에 소변을 본 상태였다는 것이다. 다시 목욕을 시키는 과정에서 2차례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는고 한다.

박군은 실제 물을 싫어해 목욕 과정에서 안씨가 완력으로 박군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넘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내다봤다.

안씨는 작년 10월 4일 새벽 치킨과 공깃밥을 주문 배달해 박군과 함께 먹은 뒤 출근했다가 밤에 돌아와 보니 박군이 혼수상태였다고 했다.

인공호흡을 시도하고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 몸을 닦아줬지만 5일 새벽 1시께 숨졌다는 것이다.

3일간 박군을 데리고 있는 사이에 안씨가 박군에게 제공한 음식은 치킨 이외에는 음료수, 과자, 빵뿐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북 칠곡경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군은 평소 안씨를 삼촌처럼 알고 지내 달아나지 않고 모텔에서 TV를 보거나 기력이 떨어진 채 누워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칠곡경찰서 김기갑 여성청소년과장은 “집에서 모텔로 데려간 것은 약취유인 혐의를, 힘으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다치게 해 숨졌다면 상해치사 혐의를 각각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arksk@yna.co.kr

댓글을 남겨주세요.

코멘트를 입력해 주세요!
이름을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