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기념재단이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된 옛 광주교도소에서 항쟁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24일 5·18재단에 따르면 25일부터 옛 교도소 일원에서 암매장 제보자 현장증언이 이어진다.

비공개로 열리는 현장증언에는 1980년 5월 27일 교도소장 관사 근처에서 땅에 묻힌 가족 시신을 수습했던 5·18유가족 등이 참여한다.

재단은 옛 교도소 암매장 추정지 발굴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나서 시민 제보가 잇따르자 현장증언을 추진했다.

어렵게 드러난 제보가 기존에 알려진 역사적 사실에 가려지지 않도록 1980년 교도소 상황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구성한다는 취지다.

현장증언을 거치지 않고 청취한 제보를 기존에 밝혀진 사실과 단순 대조하면 중복된 내용으로 오인하거나 잘못된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가지 사례로 재단은 옛 교도소 서측 경계를 맡았던 3공수여단 15대대 부사관 출신 김모 씨로부터 지난달 19일과 이달 22일 두 차례 암매장 증언을 확보했다.

그가 지목한 암매장지는 교도소 서남쪽 감시탑 근처 두 곳인데 항쟁 직후 시신 8구를 발굴한 교도소장 관사와 가깝다.

또 5·18민주유공자유족회가 1988년에 3공수 11대대 관계자로부터 ‘8명을 직접 암매장했다’고 제보받은 정문(남측) 주변 암매장지와도 지척이다.

김씨가 암매장을 목격한 시신은 5∼7구다.

교도소장 관사 근처에서 발굴한 시신, 11대대 관계자 제보와 수가 비슷하다.

5·18재단 측은 전날 암매장 추정지 발굴 언론브리핑이 끝나고 나서 추가 의심지역에 대해 ‘남측이다’, ‘동측이다’ 등 관계자들 사이에서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옛 교도소 5·18 상황 재구성은 암매장 의심지역 전수 조사에도 중요한 작업이다.

재단은 5·18 당시 소규모 부대 단위로 독립적인 행동을 했던 공수부대가 암매장 또한 각각 은밀하게 벌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3공수는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가 있었던 1980년 5월 21일 전남대에서 퇴각 명령을 받고 병력을 교도소 곳곳에 분산 배치했다.

광주∼담양 국도와 가까운 동쪽은 13대대, 호남고속도로와 인접한 서쪽은 15대대, 교도소 정문이 자리한 남쪽은 12대대, 유력한 암매장지로 지목된 북쪽은 16대대가 경계를 맡았다.

나머지 11대대는 예비대로 체력단련장에 배치했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여러 제보를 받다 보니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에 붙여서 새로운 내용을 뭉개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며 “과거 상황을 정확하게 재구성하고 파악하는 게 진상규명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옛 교도소 수용자 제보, ’12·12 및 5·18 사건’ 검찰 수사기록 등을 토대로 30일 옛 교도소 북쪽 담장 밖 재소자 농장 터에서 암매장지 발굴에 들어간다.

5·18재단은 옛 교도소 상황 재구성과 땅속 레이더탐사를 통해 또 다른 암매장 의심지역이 나오면 추가 발굴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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