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한중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야기된 갈등을 봉합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사드 보복의 표적이 됐던 롯데그룹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롯데마트 점포에 대한 영업중단 조치와 ‘금한령'(禁韓令)으로 인한 면세점과 호텔의 매출 하락, 선양(瀋陽)과 청두(成都) 복합단지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 등을 합치면 지금까지 롯데가 입은 피해 규모만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텅 빈 중국 롯데마트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텅 빈 중국 롯데마트 매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자사 소유 골프장에 주한미군의 사드 포대가 배치되면서 중국 사드 보복의 표적이 됐던 롯데그룹은 한중관계 복원을 반기면서도 향후 사태추이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양국의 관계 개선 합의를 환영한다”면서도 “아직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중단 조치가 풀렸다거나 선양과 청두의 복합단지 공사가 재개됐다는 소식은 없는 만큼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그룹이 사드 보복으로 입은 피해는 한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것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시내면세점 매출의 80%를 중국인이 차지했던 터라 금한령으로 입은 피해액만 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매출이 30% 급감하면서 전체 매출도 20% 줄었고, 이런 영향으로 지난 2분기에는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인 투숙객이 많았던 롯데호텔의 경우 5성급은 3월 중순 이후 중국인 투숙객이 15∼20% 감소했고, 시티호텔급은 더 많은 20∼30%가 감소해 타격을 입었다.

업계에서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롯데호텔이 입은 피해액이 수십억∼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에 112개(슈퍼마켓 13개 포함) 점포를 운영 중이던 롯데마트의 피해는 더 컸다.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면서 112개의 점포 중 87개의 영업이 중단됐고, 그나마 영업 중인 12개 점포의 매출도 80% 이상 급감했다.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적자 누적을 견디다 못한 롯데마트는 결국 중국 점포를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가 3조원을 투자해 진행해온 선양 롯데타운 건설 사업과 1조원을 투입한 청두 복합상업단지 건설 프로그램이 사드 보복 영향으로 중단된 것도 큰 손실이다.

유커로 붐비는 면세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커로 붐비는 면세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양 롯데타운에는 테마파크인 롯데월드와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이 망라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소방 점검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됐고, 청두 복합상업단지는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짓기로 한 백화점 등의 상업시설 허가가 나지 않아 공사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두 사업의 건설 중단으로 인한 피해 규모만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주요 계열사들이 매출 하락으로 입은 피해 외에도 사드 보복으로 인한 사업기회 손실과 브랜드 가치 하락, 주가 하락 등으로 롯데그룹이 입은 피해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산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매출 하락 외에도 사업 기회 손실 등으로 입은 유무형의 피해까지 합치면 그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롯데는 한중관계가 사드 보복 이전 상황으로 복원될 경우 그동안 큰 어려움을 겪었던 면세점과 호텔, 백화점, 마트 등의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커의 발길이 끊기면서 힘들었는데 비로소 봄날이 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중국 롯데마트 점포에 내려진 영업중단 조치나 선양·청두 복합단지 사업의 건설이 중단된 상황에 변화가 없는 만큼 성급한 낙관은 이르다는 신중론도 읽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 점포에 내려진 영업중단 조치에는 아직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가시적인 조치가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매각 작업은 변동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도 “물론 사드 보복 완화에 대한 기대가 크고 환영할 일이지만 한중 항공노선 회복과 단체여행 상품 구성 등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 현지 사정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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