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부담 해소' 민주당 의회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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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생활비 부담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이번 중간선거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두며 내년 초에 의회를 장악하게 됐으나, 실현은 별개 문제라고 미국 NBC 뉴스가 4일 보도했다.
내년 1월 초에 연방하원 의장으로 취임할 가능성이 높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선거 다음날인 4일 오전 NBC 방송 '투데이'에 출연해 "우리는 평범한 미국인들을 짓눌러온 생활비 위기를 해결하는 데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BC 뉴스는 "하지만 의회에서 생활비 문제를 해결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며 "높은 물가를 낮추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에게 물어보면 알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내년 1월 상·하원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의 관세 부과 권한을 제한하거나 그가 이란에서 전쟁을 계속하기 어렵도록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적지 않다.
민주당 내에서는 공화당이 삭감한 의료 예산 지원을 복원하는 법안도 논의됐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온전히 실행된다면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낮출 수 있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 없이 민주당 장악 의회 단독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만약 그럴 경우에는 민주당이 거부권 무효화에 필요한 상·하 양원 각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민주당 단독으로 법안 공포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밤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이 확실시되자 야당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도중인 2018년 중간선거 후에도 이와 비슷하게 협력 의사를 밝혔으나 당시 제안은 의미 있는 입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NBC는 평가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민주당은 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공약을 내놨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2025년에 만료된 건강보험개혁법, 이른바 '오바마케어'에 따른 건강보험 세액공제의 복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리스 대표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공화당이 2025년에 통과시킨 세법에 담긴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과 근로 요건 도입도 원래대로 되돌려 놓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상원 재무위원장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는 론 와이든(민주·오리건) 상원의원은 위원회가 세금과 의료비 상승 등 문제에 집중하기를 원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또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1953∼2019)의 성착취 인신매매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은행들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험지와 격전지에서 당선돼 중앙정치에 등장한 민주당 '뉴페이스'들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생 문제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압둘 엘사예드(민주·미시간) 연방상원의원 당선인은 "우리는 성과를 내라는 유권자들의 위임을 받았다"며 "나는 정치에서 돈의 영향력을 몰아내고,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를 통과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출마했다"고 말했다.
엘사예드가 말하는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는 고령층 등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인 '메디케어'를 모든 미국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제임스 탈라리코(민주·텍사스) 연방상원의원 당선인은 최상위 부유층 가구에 혜택을 주는 감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모든 3·4세 아동에게 무상 취학 전 교육을 제공하고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계약금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중산층 가구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구상도 제시했다.
탈라리코 당선인이 선거운동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로 내세운 경제적 불평등은 이번 중간선거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은 이슈였다.
NBC 뉴스 출구조사에 따르면 투표자의 69%는 미국 경제 체제가 부유층에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며, 대체로 공정하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다른 민주당 후보들은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란 전쟁 종식을 추진하고 연방 휘발유세 부과를 일시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탈라리코는 휘발유·경유에 대한 연방세 부과의 일시 중단이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규제 완화 등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사안에서는 트럼프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의 물가 상승과 고유가를 비판하면서 생활비를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지난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그가 선거 공약이었던 관세 인상을 실행하자 소비자물가가 올랐고, 이란 전쟁을 시작하면서 유류 가격이 치솟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주택 구매자들이 부담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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