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공개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통역, 진료 예약 등 행정적 업무에서는 AI를 비교적 쉽게 받아들였으나 진단, 보험금 지급 결정 등 환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는 우려가 컸다.
해당 조사는 지난 6월 22∼28일 미국 성인 3천48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자의 78%는 AI가 환자 통역을 맡는 데 긍정적으로 답했다. 다만 이 중에서도 사람의 최종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는 응답이 52%로, AI가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응답(26%)의 두 배였다. 진료 예약 업무에도 대체로 열린 반응을 보였다.
반면 보험금 청구 심사와 진단 업무에서는 AI 활용에 가장 소극적이었다. 보험금 청구 심사에는 46%가 '아예 관여 불가'라고 답했고, ' AI 단독 결정 가능'이라는 응답은 5%에 그쳐 차이가 컸다. 진단 업무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미온적 반응이 나왔다.
퓨리서치센터는 인종별 응답 차이에도 주목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 AI 의료에 가장 개방적이었다. 아시아계에선 보험금 청구 심사에 AI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이 65%에 달했다. 이어 히스패닉(45%), 백인(40%), 흑인(39%) 순으로 개방성이 달랐다.
학력과 소득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조사한 8개 의료 업무 항목 모두에서 고학력·고소득층이 AI 활용에 더 개방적이었다. 예컨대 처방전 재발급에 AI를 쓰는 데 찬성한 비율은 고소득층이 86%, 저소득층이 59%였다.
AI가 환자 건강을 개선할지에 대해서도 계층·세대별 인식차가 컸다.
고소득층은 55%가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저소득층에서는 이 비율이 25%에 그쳤고 41%는 오히려 나빠질 것으로 봤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청년층의 '비관론'이라고 퓨리서치센터 측은 짚었다.
30세 미만 성인 응답자의 45%는 AI가 환자 건강을 악화할 것이라고 답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률(31%)을 웃돌았다.
2022년 조사 때만 해도 청년층은 AI 의료에 대체로 낙관적이었지만, 4년 사이 부정적 응답이 29%에서 45%로 크게 늘었다.
AI 의료에 대한 우려는 개인정보 보호와 의사·환자 관계에 집중됐다.
응답자의 51%는 AI로 개인 건강 정보의 보안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8%)을 크게 웃돌았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47%로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10%)보다 훨씬 많았다.
AI가 환자에게 이롭게 활용되도록 할 주체로는 의사가 가장 높은 신뢰를 얻었다.
응답자의 60%가 의사를 크게 또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한 반면, AI 기업과 건강보험사, 연방정부, 주정부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거의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