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에서
이틀간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31일 공동성명 없이 의장 성명만 남긴 채 종료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받아들일 해법에 다가갔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주요 안보 의제에 대한 합의 불발을 시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의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미국의 관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강경책 등 여러 현안을 두고 회원국 간 의견 충돌이 컸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초청국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 역시 전쟁 당사자들이 동석한 상태에서
공동 입장을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의
분열 양상은 첫날인 금요일부터 극명하게 드러났다. 통상 회의 개막을 알리는 공식 단체 사진 촬영이 일부
유럽 외교관들의 거부로 전격 취소된 것이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교장관 등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향해 전쟁의 침략 당사자라며 강력히 비판했고, 그와 한 프레임에 서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등 일부 국가는 러시아와의 양자 접촉을 전면 차단하는 외교적 압박 기조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역내 안보 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회의 기간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21억 달러 규모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판매안을 승인하며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 최근 미국은 일부 대러 제재를 중단하고 러시아산 경유 수입에
합의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잡아두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연장을 돕는 선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호주, 인도, 일본 외교장관과 별도로 만나 핵심 광물 공급망과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무역로의 항행 자유 확보 방안을 집중
논의하기도 했다.
참석국들은
이견 속에서도 다음 달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자고 뜻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 외교장관회의에서 드러난 깊은 골을 볼 때, 다가올
정상회의에서도 험난한 외교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