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16세 딸을 잃은 어머니가 해외로 피신해 딸의 죽음에 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BBC 탐사 프로그램 ‘파노라마’에 따르면 사미라의 딸 세브다는 1월 9일 수도 테헤란 외곽 시위 현장에서 숨졌다.
사미라는 BBC에 딸이 구호를 외치던 중 건물 옥상 쪽에서 발사된 총탄에 맞았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긴 뒤에는 수술 중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곧 딸이 시신 가방에 담긴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테헤란의 대형 영안실에서 며칠간 딸을 찾아야 했다고 밝혔다.
사미라는 장례를 위해 시신을 인도받으려면 보안군이 아닌 ‘테러범’에게 딸이 살해됐다고 말해야 했으며, 장례 뒤에는 묘소 방문과 묘비 설치도 금지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딸이 숨진 지 40일을 기리는 의식을 앞두고 정보부 지역 지부로부터 딸을 시위대에게 살해된 민병대원이라고 인터뷰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이란을 떠난 그는 해외 언론과 인터뷰를 계속하다 궐석 상태에서 사형에 처할 수 있는 혐의 등을 적용받았다고 밝혔다. 딸의 생일 추모 모임에 참석한 친척과 친구 일부도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시위는 경제적 불만에서 시작돼 이란 이슬람공화국 체제의 종식을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번졌다. 이란 당국은 시위 과정에서 3,000명 넘게 숨졌고 사망자 중에는 보안군도 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흐라나는 사망자를 7,000명 이상으로 추산하며 대부분이 시위 참가자라고 봤다. 주영국 이란대사관은 BBC에 평화적이고 정당한 시위가 미국을 비롯한 외국 세력에 의해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사미라는 현재 온라인에 자신이 시위대에 발포한 책임이 있다고 믿는 보안군과 관리들의 이름을 공개하며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그가 지목한 남성 한 명이 숨진 뒤에는 한 이란 정권 지지자가 사미라의 소재에 현상금을 걸었다. 이란 국영매체는 해당 남성의 사망과 관련해 9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