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여러 공공도서관에서 방문과 디지털 자료 이용이 늘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NPR)가 확보한 도서관 자료와 이용자 인터뷰에 따르면 주민들은 책뿐 아니라 영상 서비스와 값비싼 장비를 이용하고, 돈을 쓰지 않고 머물 공간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찾고 있다.
캔자스주 토피카에 사는 이지 리베라는 로스쿨 진학을 위해 돈을 모으며 새 책을 사는 대신 도서관에서 종이책과 전자책을 빌린다. NPR에 따르면 리베라는 지난달 도서관 중고책 판매 행사에서 책 15권을 약 20달러에 샀고, 도서관을 통해 영화와 뉴욕타임스도 이용한다. 그는 카페와 달리 도서관에서는 돈을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용 증가 폭은 지역과 서비스에 따라 다르다. NPR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의 제작 공간 이용은 최근 두 회계연도 사이 37% 늘었고, 디지털 자료 대출과 방문은 각각 20% 넘게 증가했다. 시카고 공공도서관의 방문, 성인 도서관 카드 신청, 무선 인터넷 이용은 1월부터 7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 넘게 늘었다. 토피카·쇼니카운티 공공도서관의 지난해 디지털 자료 대출은 8.1% 증가했지만 종이 자료 대출은 줄었다.
NPR이 전한 퓨리서치센터의 10월 중순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44%가 지난 1년간 의료비나 주거비 등 기본적인 지출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성인의 70%는 영상 구독 같은 추가 지출을 줄였다고 했다. 다만 NPR은 생활비 부담이 도서관 이용 증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도서관 측은 홍보 강화와 독서에 대한 관심, 팬데믹 이후 확산한 디지털 서비스 이용도 배경으로 꼽았다.
지역 도서관의 이용 범위는 책에 그치지 않는다. NPR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공공도서관의 한 지점은 수공예 모임에서 재봉틀과 재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음악 공간에는 건반 악기가 마련돼 있다. 주민들은 장비를 먼저 구입하지 않고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