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위 며칠 뒤 연료값 인상 철회…보조금 축소 속 식비·전기료 부담 커져
시리아에서 정부의 연료값 재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난달 곳곳으로 번지자 당국이 며칠 뒤 인상을 철회했다. 영국 BBC는 아흐메드 알샤라 대통령 집권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불만 표출이었다며, 계속되는 물가 상승이 주민들의 생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시위대는 거리와 광장에서 타이어를 태우고 도로를 막으며 연료값 인상에 항의했다. 시리아 방송에 나온 한 남성은 정부를 여전히 지지하지만 빵을 살 수 없을 만큼 형편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다른 시위 참가자는 정부가 시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샤라 정부는 집권 뒤 긴축 정책의 하나로 오랫동안 유지된 보조금을 대폭 줄였다. BBC는 주식인 빵값이 10배로 올랐고, 연료값이 국제 평균 수준에 맞춰지면서 농민과 교통비 부담이 커졌다고 전했다. 일부 가구의 전기료도 수백 퍼센트 올랐다. 정부는 공공 부문 임금과 연금을 조정했지만, 물가 상승으로 추가 소득의 효과가 줄었다고 BBC는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시위를 촉발한 연료값 인상에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시장 압박도 일부 작용했다고 밝혔다.
다마스쿠스 교외 시장에서 BBC와 만난 청소 노동자 파티마 살레흐 에이드는 고기와 닭고기를 살 수 없어 채소 위주로 먹는다고 말했다. 68세 연금 수급자 마르완 바슈르는 월 수입이 약 90달러로 공공 부문 최저임금 수준이며,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집안 물건과 가구를 팔았다고 밝혔다. 유엔개발계획은 지난해 시리아인 90%가 빈곤 상태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금 수급자 나빌 알렘헤인은 가족이 하루 한 끼를 먹고 있으며, 최근 전기요금 청구액이 가계 소득의 약 3분의 1에 달했다고 말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반군을 이끈 뒤 전쟁과 경제적 고립으로 훼손된 국가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알아사드 시대에 부과된 국제 제재는 해제됐고 미국은 시리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재건 비용을 2천160억 달러로 추산했다. 런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하이드 하이드는 재원 부족과 옛 정권의 유산에 더해 새 경제정책도 생활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BBC에 따르면 시리아 경제산업부 대변인은 인터뷰에 응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