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로부터 수십만 톤의 디젤 연료를 수입하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불과 3주 전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에 제재를 가하는 법안에 서명했던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파격적인 결정입니다.
이번 조치는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나왔습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와 물가가 급등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중 지지율은 가파르게 하락해 왔습니다.
특히 디젤 연료 의존도가 높은 아이오와, 캔자스, 텍사스, 오하이오 등 농업 주 지역의 민심이 악화하면서, 이들 지역은 공화당의 의회 다수당 지위를 결정짓는 치열한 격전지로 떠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류세 유예와 동맹국의 비축유 방출 압박 등 유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결국 러시아와의 거래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두고 우방국과 정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선물이자 전쟁을 연장하는 투자"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번 조치가 실제 기름값을 낮출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러시아가 약속한 공급량은 미국 하루 디젤 소비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데다, 이미 여러 주에서 사전 투표가 시작되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