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과 루퍼트 머독을 상대로 낸 100억 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이 재제기할 수 없는 방식으로 기각됐다. 미국 공영라디오 엔피알 보도에 따르면 마이애미 연방판사는 언론사가 허위 사실을 알면서도 보도했거나 진실을 무모하게 외면했다는 점을 트럼프 측이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엔피알이 전한 판결 내용에 따르면 대린 게일스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수정 소장에 담긴 ‘실질적 악의’ 관련 주장이 단정적이고 모호하며, 일부는 보도 내용과 맞지 않거나 피고 측의 허위 인식 여부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판사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사가 트럼프의 부인을 무시한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판결에서 판사는 트럼프 측이 보도의 결함을 ‘만들어내려’ 했으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소송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해 제프리 엡스타인의 50세 생일을 위해 제작된 2003년 앨범에 트럼프의 이름이 적힌 편지와 그림이 포함됐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신문에 따르면 편지에는 손으로 그린 듯한 나체 여성의 윤곽선 안에 글이 적혀 있고, 마지막에 ‘생일 축하합니다. 매일이 또 하나의 멋진 비밀이 되기를’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기슬레인 맥스웰이 해당 편지를 생일 앨범용으로 모았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트럼프는 편지를 쓰지 않았다며 기사가 거짓이고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문과 기자들이 허위 내용을 알면서도 무모하게 게재해 막대한 금전적·평판상 피해를 입혔다고 소송에서 주장했다.
게일스 판사는 앞서 4월에도 소송을 기각했지만 소장 수정 기회를 줬고, 트럼프 측은 5월 수정 소장을 냈다. 엔피알에 따르면 판사는 이번 결정에서 공인이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때 적용되는 1964년 연방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엔피알은 백악관이 기각 결정 직후 공개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며, 이에 관한 연합뉴스통신의 논평 요청에도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